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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워치> 130호 (PDF 전문)
  영화 [色, 戒]에 나온 汪精衛의 "國民政府"에 관한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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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riter : Cato     Date : 07-11-25 19:01     Hit : 2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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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안 감독의 영화 [色, 戒]를 보면서 汪精衛 정권의 깃발이 中華民國의 그것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위키를 찾아 보았더니만 漢奸인 주제에 汪精衛는 이름조차 바꾸지 않고 '國民政府'란 말을 그냥 그대로 가져다 썼을 뿐만 아니라 靑天白日旗까지 그대로 사용했더군요-_-;; 영화 중에도 양조위의 사무실을 포함해서 孫文의 사진이 심심치 않게 나왔지만, 汪精衛는 심지어 孫逸仙의 무덤 옆에 자신의 무덤까지 마련해 두었다가 거기에 묻혔다고 하더군요-_-;; (물론 나중에 蔣介石은 이 무덤을 파헤쳐 그야말로 剖棺斬屍를 하였다고 하더군요.)

 
 
   사실 汪精衛 입장에서 그런 이름이나 깃발 사용이 당연하다고 우길 수 있는 부분이 있을 법도 한 것이 同盟會의 초기 멤버였을 뿐만 아니라 孫文의 유언집행자로 지정되었던 이도 그였지요. 비록 蔣介石에게 궁극적으로는 밀리기는 했지만 한 때 武漢에 대립하는 국민당 좌파의 정부를 세워 蔣에게 맞서기도 했고, 1차 國共合作이 깨진 후에는 馮玉祥, 閻錫山과 함께 蔣介石을 몰아 내려는 시도도 하는 등, 西安사변 이전 30년대 후반까지 國府에서 적어도 2인자 자리에 있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겠지요. 덧붙여 孫文이 誤用되었다고 하기도 어려운 것이 이 양반의 흐리멍텅한 사상은 國府뿐만 아니라 일본의 大아시아주의자, 西歐제국주의자, 공산주의자들도 얼마든지 써먹을 수 있는 요소들로 가득차 있었기에 汪 정도의 입장이라면 별 무리 없이 사상의 후계자로 자처할 수 있었겠지요.



   하지만 역시 이름이란 스스로 불러 달라는 대로 불러 주더라도 반드시 그 본질을 반영하지는 않는다는 것은 이 일본의 괴뢰국가 "國民政府"의 경우에 가장 두드러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전쟁에 졌기 때문에 역적이 되었던 것이 아니냐는 말이 있겠지만, 영화에서도 잘 나오듯이 南京 "國民政府"의 일상은 시체를 치우고 물자 부족에 배를 곪으며 외세의 지배를 받는 문자 그대로의 지옥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시니컬한 서양 학자 중에서는 重慶과 南京의 國民政府 간의 공통점이 重慶과 延安의 공통점보다 더 많다고-_-;; 하는 사람도 보긴 했습니다만 그대로 뭐랄까 한가닥 양심이 남아 있는 역사책의 독자라면 汪精衛의 편을 선뜻 들어 주기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色, 戒]에 대한 국내 영화평들도 많이 지적했듯이 이런 일본제국주의자들의 괴뢰정부에서 있었던 일을 그린 영화, 더군다나 그 괴뢰정부에서 비밀경찰 총수 정도되는 역할을 한 이를 나름 멋있게 그린 원작소설 및 영화가 버젓이 대륙 중국에서 상영된다니 중국 정부의 자신감의 반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좀 놀랍더군요. 

   아울러 영화 및 원작 소설 자체가 실화에 바탕을 두었다고 합니다만, (제 개인적 편견이 반영된 탓이겠지만) 과연 그렇게 중국에서의 反日 운동이 활발했을까 하는 점에 대해서도 좀 의문이 가더군요. 紅軍만세를 외치는 류의 관찰이 아니라면 예컨대 [中國白書] 같은 나름 객관적인 책에 의하면, 1944년에는 일본군에 의해 國府軍이건 共産軍이건 일본군과 싸워서 해방을 쟁취하느니 서로 간의 세력 다툼에만 골몰할 지경인 걸로 그려졌어서요. 과연 미군이 태평양전쟁에서 일본을 쳐부수지 않았으면 중국이 자력으로 일본군을 몰아낼 수 있었을지 좀 회의적인 생각이 들더라구요.

덧: 1. 나찌에 의한 무솔리니 탈출 작전도 그렇고 汪精衛를 어떻게 일본군이 工作하여 重慶에서 빼냈는지 그런 면에 대해 점점 관심이 가는 요즘입니다. 背信과 陰謀의 季節인 탓일까요.
2. 일본이 주장하는 미국과의 태평양 전쟁 開戰 이유 중의 하나에는 이 南京 "國民政府"를 해체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일본이 거절했다는 것도 있다고 하지요.
3. 汪精衛 자신은 1944년말 일본에서 天壽를 마치고 죽습니다. 물론 앞서 말한 것처럼 剖棺斬屍를 당했지만...살았더라면 보나마나 戰犯으로 死刑 당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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