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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에 대한 쓸데없는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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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이녁
Date : 07-11-21 12:32
Hit :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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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10주년이군요. 이 일이야말로 웃으며 기념할 일도 아닌데다가 제가 한국경제에 대해 뭐라고 논할 것도 없기에 그냥 개인적인 야이기만 몇 마디 하렵니다.
97년에 아마 저는 초등학교 3학년인가 그랬습니다. 당연히 IMF가 뭔지, 경제위기가 뭔지도 몰랐죠. 언제부터인가 TV에서 "6.25이후 최고 환란이 왔습니다~" 라는 식의 이야기가 나와서 처음에는 전쟁-_-;;이라도 난 줄 알았습니다.
본격적으로 IMF를 체감한 건 그 겨울이 지난 다음해, 그러니까 제가 초딩4학년이 되었을 때입니다. 가장 직접 체감한 건 학교에서 초딩들을 상대로 각종 아껴쓰기라든지, 재활용품 모으기 등을 역설한 것이었지요. 덕분에 교과서도 새 교과서 대신 선배들이 쓰던 교과서를 썼습니다.
다행히 저희 아버지께서 일자리를 잃거나 하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은지라, 그다지 여유있지는 않았지만 그럭저럭 무사히 넘겼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저희 학교 - 초등학교와 중학교 - 에서도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밥을 굶는 친구들이 꽤 있었던 거 같습니다. 거기에 비하면 저는 호강한 셈이지요. 적어도 밥을 굶거나 집을 잃고 거리에 나앉지는 않았으니까요.
그리고 제가 중학생이 되었을 무렵 'IMF극복' 운운하는 이야기가 나온 거 같습니다. 생각보다 너무 금방 지나가서 뭐가 뭔지도 몰랐습니다. 몇년 전까지 나라가 망할 것처럼 이야기하더니 이제는 극복했다고 좋아하고... 저야 당연히(?) 그냥 그런가 보다... 그렇게 생각했지요. 그리고 뭔지는 모르지만 큰 위기가 넘어갔다고 하는 데에 안도했습니다. 그전까지는 여기저기서 하도 겁을 많이 주는 바람에 길거리에 나앉는 악몽-_-;;을 꾸기도 했으니까요.
운이 좋은 것이죠 어찌 보면. 그 당시 막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IMF사태의 타격을 정통으로 맞았는데 저의 경우에는 거기서는 약간 빗겨갔으니까요. 그 때에 비하면 요즘은 많이 나아진 셈입니다.
돌이켜 보면 오늘날의 저를 만든 건 팔할이 IMF-_-;; 라 해도 될 거 같습니다. 아주 어릴적이야 기억도 나지 않고, 제가 기억하는 한 가장 예민했던 청소년기 10년을 IMF 체제(?)속에서 보냈으니까요. 제가 기억하고 있는 대한민국은 언제나 '경제위기' 였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또한 직업은 언제나 불안하고, 믿을 것은 돈밖에 없고, 세계화는 필연적인 일이고... 몇 가지 고정관념이 생기지 않았다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마 제가 사회문제나 시사현안에 관심을 가지게 된 본격적인 계기도 IMF사태일 것입니다. 뭐 저뿐만이 아니군요. 아마 ±3세쯤 되는 제 또래는 거의 비슷할 것입니다. 지금에야 드러나지 않지만 앞으로는 'MF와 함께 성장한' 저희 세대의 특징이랄까 그런 게 부각될 법도 하군요. 세대의식이랄까요? 어르신들에게 전쟁과 가난이 깊은 상처로 남아있고, 이른바 386세대들에게 민주화 운동의 기억이 지워지지 않은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IMF는 영원히 계속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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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MBC 뉴스데스크 이인용 앵커의 오프닝 멘트가 기억납니다.
"국민 여러분, 오늘은 나라가 망한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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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금융 신청 직후에 도심지의 풍경이 저는 잘 기억이 나는데, 일반 서민들은 잘 안 나는 모양입니다. 얼마나 암울했었는지... 길거리가 텅텅 비어 있었고, 멀리 서 있던 택시가 손님처럼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잽싸게 달려오곤 했던 시절이었지요. 직장 상사가 "회복하는 데 몇년이나 걸릴 것 같냐"고 묻길래 아무것도 모르면서 "글쎄요, 한 5년?" 했더니 자기는 10년 걸려도 어려울 것 같다고 한숨을 쉬던 기억도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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