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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기자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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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riter : Aurora     Date : 10-02-03 15:37     Hit : 638    
  Trackback URL : http://www.skepticalleft.com/bbs/tb.php/commu_3/1388
요즘 PD수첩이다. 대사발언이다해서 MBC가 도마위에 올라 분위기가 매우 뜨겁습니다.
비단 특정 방송사의 문제는 아닐거라 생각되지만,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기에 심심풀이로 보시라고 소개해 드립니다.

시기적 배경...

91년 구소련이 붕괴한 직후쯤 될겁니다. 그때는 저도 학생이었던때였고, 당시 저희 부친께서는 국내에서 섬유공장에 몸담고 계셨습니다. 이 시기 섬유산업은 서서히 한계에 봉착하던 무렵이었습니다. 국내에는 원사,원단의 재고가 쌓여가고 인건비등의 급격한 상승으로 원가 경쟁력이 없어 판매가 줄어가는 때였죠.

단순한 발상에서 출발된 새로운 수요처를 찾기에 나선 때가 이때가 됩니다. 중국등 생산시설을 옮기려는 시도가 먼저 시작되었으나, 중국의 체제의 상이함과 치안불안등으로 투자가시작되었으나 흐지부지 되고 맙니다.

이때 CIS(독립국가연합)은 새로운 대안이 되었습니다. 당시에 직항로도 없었기에 독일 프랑크푸르트-러시아 모스크바-카자흐스탄 알마티로 며칠씩 걸리는 험란한 일정이었고 첫 출국전날 가족 모두가 모여 식사를 같이 하고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가족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납니다. 떠나면 돌아올때까지 생사도 불분명해지고, 체제가 다른, 달랐던 국가에 대한 막연한 공포가 컸습니다.

아무튼 그후 그 추운나라로 결국 투자가 결정이 되고, 국내에서 생산된 원단을 현지에서 가공하는 공장이 설립이 되고, 판매를 위한 매장도 열게 됩니다. 그 매장이 차후 백화점이 되고, 국내의 대기업을 비롯, 많은 중소기업, 상공인들이 진출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카자흐스탄 항공의 국내(GSA:General Service Agent)가 되어 주 1회 운항계획이 세워집니다. 이것이 기억하기에 94년쯤인듯 합니다. 자체 물류비용 절감, 당시 빈번하던 분실사고, 늘어나는 물류와 인적 교역량을 흡수하는것이지요.


사건을 이해하기위한 배경설명...


정기운항편이 만들어지려면 단순히 기업의 결정만으로 되지는 않습니다. 기업자체적으로도 수요,비용 분석도 있어야하고 국가간의 균등한 노선배분도 문제가 됩니다. 다른 항공사도 마찬가지겠지만, 정기노선이 되기전에 정기운항편대신 자체적으로 charter 편을 운항하게 됩니다.

CIS지역에서 겨울을 보내보신분은 아시겠지만, 긴겨울 극심한 추위와 눈은 우리나라의 것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항공인프라도 낙후되어 겨울이면 걸핏하면 결항과 지연운항 회항이 되기 일쑤였습니다.

운항초기에는  outbound시에는 여객기의 대부분의 수출화물로 채워져 그나마 간신히 비용을 보전할수 있지만, inbound시에는 빈비행기로 돌아오는것이 다반사였습니다. 그나마 승객보다 화물이 현저히 수익성이 낮았습니다.

이 수익성 문제의 극복은 계절에 따르는 탄력적 운항과 요금 적용이었으나, 그리하기에는 본격적인 수요(시장)을 발생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판단되어 연중 동일요금과 주1회운항을 지속합니다. 이를 메꾸기위한 마른수건을 짜낸 대책은 운항경로의 수정이었습니다. 우리나라 동해를 통해 북쪽으로 올라가는 노선을 시간과 비용을 아끼기 위해 중국영공을 통과하는 방법이 강구된것입니다.

지금은 동대문운동장 근처가 온통 러시아어 간판이 된 동네가 되었는데, 그 유래가 이때 시작이었습니다.
추운겨울을 나기위해 현지 상인들이 여기서 가죽,모방직 의류를 구입해가기 시작한것입니다. 당시 상인승객들은 패키지처럼 국내에 들어와 하루동안 물품을 구입해서 그 인근호텔(현재는 없어졌는데 상호가 기억이 잘 안나네요)에서 묵어가곤 했습니다. 특히나 늦가을부터 겨울이 피크였던시기였습니다.
동대문상인들이 이를 엄청나게 반겼던 기억이있습니다. 그러면서 상권이 형성되고 러시아어 간판이 하나둘 들어서게된것이죠.

국내 기업의 진출도 늘어나고 현지상인의 방문도 커지고, 본격적으로 언론사도 나서게 됩니다.


사건발생....


당시 제가 했던일은 카자흐스탄 항공 알마티발 김포편이 도착하면, 그중 상인이 대부분인 하루짜리 패키지 승객을 데리고 동대문까지 갑니다. 가기서 호텔에 승객을 인계하고 강남에 있는 사무실로가서 업무를 준비합니다. 밤 10시부터 상인들이 엄청난 양의 옷을 마대자루에 싸가지고 옵니다. 개당 3-40킬로그램정도하는 자루가 인당 10개에서 100개에 이릅니다. 이것을 밤새 저울에 올려 무게를 재고 요금을 책정하고 비용을 계산하고 화물트럭에 옮겨싣습니다. 대략 이 조업이 새벽 서너시쯤 마칩니다.

김포공항의 항공수요는 이미 포화상태를 넘긴지 오래라, 본격적인 휴가시즌에는 부정기편(charter)은 낮시간 출발을 엄두도 못냅니다. 이미 정기편도 점심이 되기시작하면 출발지연과 도착지연이 매일같이 반복되는 때였습니다. 그렇기에 새벽시간에 출발을 합니다. 한두시간 자는둥 마는둥 해서 풍전호텔에 있는 승무원들을 대동하고 김포로 갑니다. 거기서부터 승객이 오기전까지 전날 차에 실려있던 화물을 공항안으로 옮깁니다. 94~97 년쯤 이시기에 김포공항에 산처럼 쌓여있던 마대포장의 화물을 보신분이 혹시나 있을런지 모르겠습니다. 그걸 다 사람손으로 싣고 내리고를 하룻밤새 반복했으니...^^;

승객이 올때쯤 작업이 마쳐지고, 협력직원(대한항공 발권직원)들과 함께 발권카운터에서 발권업무를 개시 합니다. 개인수화물은 이때 또 받습니다. 이날 생소한 광경이 목격이 되었는데, 알미늄가방 수십개가 발권창구뒤에 줄을 서서 대기중이었습니다. 사람들의 옷, 장비 등 곳곳에 MBC가 적혀 있었습니다.

드디어 그 차례가 오자, 무리 중 한명이 초과수화물 비용을 깎아달라는 요구를 합니다. 그걸 해줄리도 없는 분(boss)이셨거니와 그들의 태도 또한 가관이었습니다. 언론사 들먹이고 편의 들먹이고... 한마디로 특별대접을 해달라는것이었지요. 잘하면 economy에서 business로 바꾸기도 요구할 태세입니다.
당시 제 옆 카운터에서 벌어지는 일인데, 그때 업무를 하던 대한항공직원은 전혀 그럴 권한도 없었기에 우리 직원에게 도와달라 하였고, 과장한명이 가서 그렇게는 불가능하다고 말해줍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약간의 할인 내지는 편의정도가 아니라 인당 40kg까지만 허용된 수화물의 초과분을 모두 그냥 보내달라는거였습니다. 아시다시피 방송장비, 알미늄 박스포장은 그 무게가 엄청나 컨베이어 벨트가 급작스럽게 멈추어 공항전체가 난리가 나기도 했고, 대형항공기 외에는 사람이 수작업으로 화물을 적재하는데 그 공간이 사람이 서서 일할수 없는곳이라 구부정한 자세로 무거운 물건을 깊숙한곳부터 적재를 해야하는 노동 강도가 높은 일입니다.

뻔히 짐작하시리라 믿지만, 본인의 요구가 잘 안먹히면 그다음 수순은 언성이 올라가고 책임자, 윗사람을 찾습니다. 이미 원칙, 규칙, 계약 등은 안중에도 없지요. 결국 그 책임자라는 사람이 부랴부랴 찾아옵니다.
장황한 상황설명이후에 결국 불가태도를 굽히지 않습니다. 제 자랑같지만 너무 곧으신 분이시죠 ^^
이때 후속업무를 위해 제가 먼저 공항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무사히 업무가 마무리되고 밤샘하고 제대로 씻지도 못해 사우나갔다가 한숨을 청하며 나머지 직원들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급한 연락이 오는겁니다. 공항으로 다시 되돌아오라는 명령입니다. 알고보니 예정된 복귀시간을 훨씬넘긴 저녁시간이었습니다. 올때 현금이 많이 필요하다 합니다. 아...이게 무슨일이람...

알고보니, 공항에서 이륙이 지연되어버린겁니다.(왜그런지 뻔히 짐작은되나...) 조금 지연되더니 당일 정기편이 우선이라 부정기편은 무한정 밀려버린겁니다. 중국영공통과 허가를 몇번이나 번복되고, 승객의 항의는 엄청났습니다. 오후늦게 간신히 이륙은 했는데, 중국영공에 진입직전 중국당국에서 불허를 통보합니다. 이때부터 긴급한 상황이 시작되었습니다. 항공기가 이,착륙 1회하는데 드는 비용, 회항시 비용, 승객의 불만,기타 제날짜에 도착해야만하는 승객들각각의 사정 등을 생각하면 어찌되었건 이를 마무리 짓고 가는게 우선입니다. 김포에서는 급히 중국당국에 영공통과 허가를 득하려하지만, 이제는 어찌된일인지 계속 불허를 통보합니다. 이제는 원 노선으로 변경을 하려하자 기장이 불가하다 합니다. 이친구들 비용절약한다고 연료를 모자라게 넣어 돌아갈 만큼이 안된다고 합니다. 이제는 선택의 여지없이 김포로 되돌아와야 할 판입니다.

인천공항은 김포의 포화된 수요와 안보차원에서 야간에 이착륙을 금지하기에 24시간 운영할 공항을 만들기위해 탄생되었습니다. 김포는 야간에 공항이 폐쇄가 됩니다. 이제는 제때 되돌아오는거 마저 안된다면 지방공항으로 회항을 하는 더 나쁜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다행히 시간을 잘 쪼개 늦은시간이지만 김포에 되돌아 왔는데, 이제는 승객과의 전쟁을 벌여야 합니다. 출발때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기에 항의가 거셌습니다.

빈공항에 환한 불빛이 보이는데, 다름아닌 카메라 조명이었습니다. 제가 많은 현금을 들고 김포에 도착했을때 boss는 승객앞에서 약속을 합니다. 오늘 차편이 필요한사람은 제공하고, 집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사람은 호텔편을 제공하겠다고요. 그제서야 상황이 마무리되고 저를 비롯한 모든직원들은 폐쇄되어 버스도 택시도 들어오지 않는 공항에서 차편과 호텔을 알아보느라 동분서주하는데, 다시 실랑이가 일어납니다.

왜 찍었느냐? 무엇을 찍었느냐? 어찌 할것이냐?

그때 그의(누군지 정확히 기억하고 아직 MBC에 재직중이네요.) 대답이 '이렇게 불법적으로 사업을 하는 회사는 망하게 해야한다'라는 대답이었습니다.

다음날이 일요일이었습니다. 아침일찍부터 다시모인승객들만 태운 비행기는 무사히 이륙하여 중국영공을 통과 무사히 카자흐스탄 알마티로 떠났습니다.

그리고 겨우 찾게된 휴식. 일요일 MBC점심 뉴스에 낯익은 얼굴이 나옵니다. 승객들의 항의음성과 현장화면이 나가더니, boss의 대책을 약속하는 대목에서는 현장음성이 음소거되고, 벙어리같은 화면과 함께 선정적인 아나운서멘트가 나옵니다.

마치, 불법인양... 무책임하게 승객을 밤늦게 방치한 파렴치한 처럼... 승객들 항의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 탐욕에 눈이 어두운 사람처럼요......

ps>후일담도 많으나, 너무 장황한듯 해서 여기서 마무리짓겠습니다.
Community에 남겨주신 Aurora 님의 최근 포스트 MORE▶
MBC기자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담. (3)
mahlerian   10-02-03 16:45
이 글은 시사적 사안에 가까운 듯 해요. 메인게시판에 다시 올려주시면 좋겠네요.
Aurora   10-02-04 08:46
아네... 그러면 약간 가다듬고 보충할 여유를 주세요. 아무래도 일하다가 짬짬히 하다보니 그렇습니다.
공보리밥   10-02-04 13:19
기자와 정자의 공통점이 '인간되기 힘들다' 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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