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방송사 한 토론프로그램에서 '안철수 신드롬'을 다룬다고 제 입장을 알려주었는데,
첫째, 아직 안철수씨가 어떤 방식으로 정치를 혁신할지 모르고,
둘째, 안철수씨가 서울 시장의 적임자인지도 모른다.
즉, 평가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는 거지요.
다만 프레시안의 김종배씨가 분석글을 올렸는데,
기존의 양당 구도에 실증난 상당수의 중도층을 흡수할 수 있을 거란 전망입니다.
아마도, 정치에 대해 조금이나마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민주당이 노동당식 좌클릭하고, 이명박 정권의 신뢰 상실로 인해,
거대한 중도층이 형성되어있고, 이 중도층 공략이 다음 총선과 대선을 좌우한다는 점을 인정할 것입니다.
그럼, 왜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이런 거대한 중도층 공략에 실패하고 있을까요?
우선 민주당입니다.
민주당의 중도층 공략 실패는 노동당을 중심으로 한 좌파시민사회에 포위되면서,
야권단일화의 함정에 빠져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손학규 대표의 경우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일단 야권단일후보 지위를 얻어놓고,
그 다음에 중도층 공략을 하겠다, 이런 판단을 한 듯합니다.
그러나 중도는 시간순으로 정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손대표가 이런 전략을 구사한다면
성공하기 쉽지 않을 듯합니다.
또한 손대표가 희망버스에 올라타지 않은 걸 중도전략이라 그러는데,
버스에 타고 안 타고가 문제가 아니라, 대기업 정리해고 문제에 대해 좌파와는 전혀 다른 해법을
제시해야 중도지요.
다음은 한나라당입니다.
한나라당은 중도층 공략을 복지정책으로 잡고 나가는 듯합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의 신뢰 상실의 이유가, 복지를 무시했다기 보다는
공정사회를 내세우면서, '공정성'이 결여된 인사 등등의 문제,
'시장개혁'을 제대로 하지 못한 문제, 즉 '공정성의 실패'라고 본다면
한나라당은 번지수 잘못 짚고 있는 거지요.
복지는 그 다음의 문제입니다.
한나라당의 기반이 될 수 있는 보수시민사회가, 시장개혁 등의 '공정'의 문제라면
그리 거부감이 없는데, 퍼주기 복지정책에 대해서는 강력 반대하는 바람에,
결국 중도층도 잡지 못하고, 지지 기반까지 흔들리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양당의 상황을 보면,
민주당은 후보단일화에 급급하여, 중도노선을 고민할 겨를도 없고,
한나라당은 고민을 하기는 하는데 방법을 못 찾고 있습니다.
안철수씨라고 이 딜레마에 빠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을까요?
무소속 출마하여, 언제라도 후보단일화의 늪에 빠질 수 있고,
안철수씨라고 정확한 중도노선을 구체적인 정책들로 잡아낼 수 있는 능력이 검증된 바 없습니다.
단지 이미지로 승부를 할 수 있겠지만,
내년 총선과 대선이 문제가 아니라, 서울시장 선거일까지 버틴다는 것도 쉽지 않을 일입니다.
안철수씨를 이야기하기 전에, 박찬종이라는 인물을 볼 필요가 있지요.
박찬종씨의 90년대 초중반의 인기는 지금의 안철수를 능가하면 능가하지, 결코 떨어지지 않습니다.
더구나 박찬종씨는 이미 당시 4선 의원의 경력이 있었기 때문에 정치 초년생도 아니지요.
박찬종씨는 3김정치 타파라는 명쾌한 깃발을 들고 있었고, 오랜 정치경력으로 정당과 선거구조의 개혁론,
또한 법조 전문가로서 법조 개혁의 방법론도 다 갖추고 있었습니다.
이런 박찬종씨도 결국 95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김대중 총재가 밀었던 조순에 한끝 차이로 패배했습니다.
그뒤 신한국당에 들어가서, 대선 경선에서 이회창에 패배한 뒤, 아직까지 재기의 길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뭐, 저는 박찬종씨와 함께 이번 순천 선거에서 함께 김경재 후보를 도우며, 신뢰를 쌓았고,
아직 국가적으로 필요한 지혜를 그대로 갖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만,
언제 어떤 방식으로 기회가 올지는 그 자신도 모릅니다.
이런 박찬종씨가 "지금 와서 보면 90년대에 한창 뜰 때에는 국가운영을 위해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몰랐다"고 고백한 바 있습니다.
나이 70이 넘어서야 보이기 시작한다는 거지요.
안철수씨가 과연 90년대의 박찬종씨보다, 더 파괴력있고, 정치개혁, 국가운영 등등에 대한 지식, 노하우, 마인드를 갖추고 있을까요?
아래 프레시안의 김종배씨의 글을 소개합니다.
참고로 박찬종씨는 안철수씨에 대해 "사명감을 가지고 한번 해보라"는 트위터 글을 남겼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