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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워치> 130호 (PDF 전문)
  [김대호] 정의 없이 복지국가는 없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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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riter : mahlerian     Date : 11-06-04 18:41     Hit : 10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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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김대호 소장님이 계간지 <황해문화> 2011년 봄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정말 깊이 읽어볼 가치가 있는 글로 많은 분들께 일독을 권합니다.
 
꿋꿋하게 중도노선을 걸으면서 제가 피부적으로 느끼는 문제들을 각종 통계자료와 고전의 훌륭한 명언들로 뒷받침해주시는 김소장님의 능력에 다시금 경탄합니다. 
 
본문의 볼드표시는 제가 준 것입니다. 각주 자료는 일단 빠졌습니다. 나중에 필요하면 추가하겠습니다.
 
  
p.s 1 :
 
김소장님으로부터 얼마전 직접 허락을 구했는데 앞으로 김소장님이 온라인에 공개한 글들을 제가 스켑렙에 종종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김소장님은 좀 바쁘셔서 . . . ^^;
 
 
p.s 2 :
 
아래 비평은 주요 언론에서도 화제가 되어서 <중앙일보> 등이 다루기도 했습니다. 참고하세요. 
 
 
 
 
* * *
 
 
 
 
 
 

정의 없이 복지국가는 없다 

- 정의와 복지의 두 바퀴로 굴러야 미래가 있다 -
 

 
 
들어가기전에

복지국가 열풍이 뜨겁습니다. 한국에서 통용되는 복지국가라는 개념은 신축성이 큽니다. 확장하면 국민의 행복을 보장하는 “행복국가”나 “선진국”으로, 그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국가 이상입니다. 박정희, 전두환의 꿈이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협소하게 정의하면 보편주의 복지국가를 의미합니다. 이 경우는 주된 대립물이 “잔여주의 선별주의 복지제도”와 “신자유주의(시장만능주의)”가 됩니다. 한국 사회의 핵심적인 모순부조리는 “(5대, 7대)불안”으로 정의되고, 원인은 복지 결핍(잔여주의 선별주의 복지)과 시장 만능=경쟁 과잉이 됩니다.
 
물론 저는 모순부조리에 대한 정의도 틀렸고, 원인 진단은 더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진보가 과거에는 민주주의를 협소하게 정의하거나 잘못 이해해서 국민들을 실망시켰는데, 이번에는 복지국가를 너무 협소하게 정의해서 국민들을 실망시킬까 두렵습니다. 저는 복지의 적음과 경쟁의 과잉을 만악의 근원인양 성토하는 한국 진보는 2500년 전 공자의 핵심 통찰(논어 계씨편)이자 중국공산당이 엄청나게 중시하는 가치를 깊이 음미 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통치자=제후와 사대부는 토지가) 적은 것을 걱정하지 않고 고르지 못함(불공평)을 근심하며, 가난함을 근심하지 않고 안정되지 않은 것(변화의 충격)을 걱정한다’ (不患寡而患不均 不患貧而患不安)
 
그런데 한국의 상당수 진보는 온통 모자람과 경쟁만 탓하는 것 같습니다. 예컨대 미친 대학등록금 문제는 세금 10조원을 넣어서 해결하자고 합니다. 미친 대학진학률과 존재 이유가 모호한 수많은 대학들, 그리고 이 진정한 원인인 미친 사회구조(학위, 자격증, 학벌을 이유로 한 부당한 배제와 차별=불공평)에 대해서는 침묵입니다. 공공서비스 쪽에서 사고(대구지하철 화재 사고)가 나면 기관사 늘리면 문제 해결된다고 야단입니다. 공공서비스 늘리려면 공무원 더 뽑고 예산 더 늘려야 한다고 야단입니다. OECD평균와 한국의 GAP을 근거로 세금 더 걷고, 복지지출 늘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소비자 선택권=공급자 경쟁은 신자유주의적 발상이라고 대체로 반대합니다. 경쟁 과잉을 성토하지만, 9급 공무원 자리 하나를 놓고 대졸자들이 100대 1 이상의 살인적인 경쟁을 하는 현실에 대해서는 별 다른 대책이 없습니다. 공공부문 청년고용할당제와 공공부문 종사자 늘리기가 100대 1의 경쟁을 거의 떨어뜨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자살률 그래프를 봤습니다. 2009년 현재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당 28.4명으로 2위 헝가리(19.6명)를 월등히 앞섭니다. OECD평균(11.4명)의 2.5배 가량 됩니다. 더 심각한 것은 증가추세 입니다. 한국의 15~34세 자살자 수는 23.2명으로 1990년(9.3명)의 2.49배, 35~64세 자살자 수는 35.9명으로 1990년(10.5명)의 3.41배. 65세 이상 노인 자살자 수는 77명으로 1990년(14.3명)의 5.38배입니다. 이 중 65세 이상 남성의 자살자 수는 123.5명으로 1990년(23.4명)의 5.27배입니다. 한국은 단연 세계 최고입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에 세계적인 자살 대국 헝가리는 자살률이 급격히 떨어져 한국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일본도 1990년대 중반에 자살률이 급상승한 이후 지금은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OECD 평균 자살률은 지속적으로 떨어졌는데, 유독 한국만 지속적으로 올라갔습니다.
 
이들 나라들의 복지지출은 별로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그 절대 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많이 낮지만, 지난 20년 동안 복지 지출이 세계 최고속으로 늘어났습니다. 기초노령연금, 기초생활보호제도, 국민연금, 의료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이 도입되었고 보장률이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복지지출을 더 이상 늘리지 말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복지 제도”나 “복지의 양”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 복지제도의 기본 틀은 이미 보편주의입니다. 국민건강보험의 대상은 전체 국민이고, 국민연금의 대상은 사실상 전체 취업자입니다.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은 전체 피고용자입니다. 하지만 사회보험료를 낼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계층이 너무나 많아서, 정작 보호가 필요한 사람을 제대로 보호해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주로 자영업자이거나, 영세한 중소기업 종사자들입니다.
 
그러면 일반재정으로 한다? 정말 만만치 않은 문제입니다. 연대성이 강한 선진국조차도 함부로 못하는 방식입니다. 선진국들이 사회보험 방식을 취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OECD 평균 조세부담률(26.7%, 2007년) 보다 사회보험료가 포함된 국민부담률(35.8%)이 훨씬 높은 이유가 있습니다. 한국은 조세부담률은 21%지만 국민부담률은 26.5%입니다. 대상자들이 빠짐없이 내고, 요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올리면 국민부담률은 30%를 훌쩍 넘을 것입니다.
 
어쨌든 절대적인 부의 수준 등을 종합하면 한국은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발칸 반도 사람들처럼 자살률이 결코 높을 수 없는 나라입니다. 따라서 지금의 자살대란은 일종의 사회적 타살 내지 학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보수와 진보의 무능, 무책임의 기념비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수치를 근거로 정부 산하에 자살예방센터를 만들어 공무원과 연구원 자리나 좀 늘리려는 시도나 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제 얘기는 각종 복지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노인들에 대해서는 소소한 대책이 아니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유럽국가들도 처음에는 우리의 국민연금처럼 거액의 돈을 쌓아놓고 이를 운용하여 연금을 주는 방식을 취하다가 지금은 우리의 의료보험 방식으로, 매해 필요한만큼 걷어서 연금을 줍니다. 전쟁을 거치면서 적립한 돈을 다 써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국은 지금 경제사회적 충격에 관한 한 가히 전쟁  상황이 아닌가 합니다. 급격한 핵가족화(대가족 공동체의 해체)와 교육비 문제 등으로 인한 세대간 사적 소득이전 단절, 급격한 도시화, 세계화, 지식정보화, 과학기술혁명, 고속교통수단의 등장, 중국발 산업구조조정 압력 등. 이 충격에서 가장 약한 고리가 노인들이겠지요.
 
저는 300조원 넘게 쌓아놓고 국내외에서 그 투자처를 찾지못해 헤매는 적립식 국민연금제도에 대해서 근원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연금이라도 털어서 써야 할 전쟁 상황이니까요.이와 관련해서는 김연명, 양재진 교수의 제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하 <황해문화> 글 본문-----------------

 
 

복지국가는 사회적 위험과 욕구에 대한 정책적 반응의 총체이다. 복지국가는 사회적 위험과 욕구의 특성에 따라, 이것을 산출한 각 나라의 정치․경제․역사․문화적 특성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띠며 진화해 왔다. 한국의 모든 사회 현상이나 정책적 반응은 크게 세 가지 특성의 중첩과 혼합으로 일어난다.
 
그것은 첫째, 분단․국가주도의 압축적 산업화, 높은 대외의존도와 자영업자비율, 급속한 도시화와 핵가족화 등으로 대표되는 한국적(역사적) 특수성이다.
 
둘째, 자율화․분권화․투명화․탈 관료화․복지강화 등으로 대표되는 1인당 소득 1~2만 달러대의 후발개도국(catch up 국가)적 보편성이다. 이는 소득 2만 달러대의 OECD 주요국의 과거 경제사회 지표를 근거로 수많은 정책적 당위나 목표를 생산한다. 대표적인 것이 복지국가론과 선진화론이다.
 
셋째, 세계화, 지식정보화, 자유화, 고령화, 잠재 성장률 저하, 재정위기, 여성의 지위와 역할 변화 등으로 대표되는 세계적 보편성이다. 이는 1980년대 이후 영국, 미국 등 선진국과 한국, 대만, 칠레 등 후발개도국이 공유하는 특성인데, 우파의 정책적 반응의 기조는 대체로 작은 정부, 감세, 규제완화=자유화, 민영화, 유연화, 공급자간 경쟁강화=소비자 선택권 강화, 전통적 복지국가 개혁론 등이다. 영국 대처, 미국 레이건 정부의 정책이 그 전형이다.
 
그런데 선진국에서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1990년대 이후에는 우파 정부든 좌파 정부든 신자유주의 정책(?)을 상당 정도 공유하고 그 위에 자신의 합리적 핵심 가치를 덧칠하여 집권해왔다. 영국 블레어(노동당) 정부와 미국 클린턴(민주당) 정부가 공유한 '제3의 길' 노선과 독일 슈뢰더(사민당) 정부의 '신중도' 노선이 그 전형이다. 예컨대 영국 노동당과 독일 사민당은 1999년 6월 8일 '유럽 사민주의자들을 위해 전진하는 제3의 길'이라는 공동선언문에서 자신들의 시대인식과 정책적 반응 기조를 '현 시대의 과제'에서 집약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급속하게 진행되는 세계화와 과학적 진보 속에서 우리는 기업들이 시대에 부응하고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을 창출해야 한다. 동시에 많은 새로운 기업들이 태어나고 성장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 새로운 기술은 노동의 성격을 급격히 변화시키고 생산조직을 국제화하고 있다. 또 새로운 기술은 전통기업을 도태시키면서 새로운 비즈니스와 고용 기회를 창출한다. 이러한 조건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인적자본에 투자하는 것이고, 개인과 기업들이 미래의 지식기반경제에 적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 평생 동일한 직업을 갖는다는 평생직장이란 개념은 이제 낡았다. 유연한 노동시장은 시대의 대세이며 사민주의자라고 이를 막을 수는 없다. (…)
 
- 정부 재정을 가지고 공공지출을 확대하는 것은 이제 한계에 달했다. 때문에 공공부문의 현대화와 근본 개혁은 이제 피할 수 없다. (…) 우리는 과감히 효율, 경쟁, 성과라는 개념을 공공 부문에 도입할 것이다. (…)
이 선언은 세계화와 과학적 진보라는 거시 흐름을 주목하고, 이로 인한 기업, 노동(고용), 공공(재정) 정책 기조의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영국, 미국, 스웨덴, 일본, 한국 등 문명국에서 집권을 넘보는 정치 세력치고 이 같은 현실 인식과 정책적 반응을 부정할 자는 없을 것이다. 정통(?) 좌파들이 신자유주의의 묘비라고 하는 2008년 전 세계적 금융위기 이후라 할지라도.
 
한국의 보수와 진보는 공히 한국적 특수성과 세계적 보편성을 천착, 종합하는 데 게으르거나 서투르다 보니 선진국의 정책적 유행에 지나치게 민감한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한국의 역사문화적 특성이나 발전단계에 맞지 않는 정책적 반응을 고집하곤 한다. 예컨대 복지총량 수준이 너무나 낮은 상황에서 터져나오는 때이른 복지병 논란, 번지수를 잘못 찾은 전통적(서구식) 복지국가 개혁 담론, 2007년 박근혜 의원이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시절 주창한 줄․푸․세 구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운다―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주로 한국 보수가 고창하는 내용인데, 진보 역시 내용은 달라도 번지수를 잘못 찾은 담론들을 적지 않게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한국 진보, 그 중에서도 좌파(앞으로 진보 좌파로 지칭)들이 주창하는 복지국가 담론이다. 이는 '반신자유주의'와 '보편적 복지' 노선을 핵심으로 하는데, 대체로 블레어, 클린턴 정부의 '제3의 길' 노선을 백안시하고, 김대중 정부의 생산적 복지 노선과 노무현 정부의 사회투자국가 노선을 '소심한 진보' 노선으로 규정한다. 결론만 먼저 말하면 한국에서 복지국가 담론은 현재의 경제사회 체제가 신자유주의여야 정당화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복지국가의 주요 대립물을 신자유주의로 설정하면서, 복지국가 건설에 소요될 소중한 정치사회적 에너지가 분산․낭비되고 있다.
 
한국 보수의 복지국가 담론 또한 현실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복지(작은 복지) 이전에 성장(큰 복지)을 강조하는 '선진화' 담론의 한 구성 부분에 불과하다. 그런데 진보에게 복지국가 담론은 선진화 담론의 대항마로 여겨질 만큼,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므로 이것이 푸석푸석한 현실 인식의 토대 위에서 극히 기형적인 논리 구조를 갖고 있다면 오래지 않아 와르르 무너질 것이기에 자칫 진보의 존재 이유 상실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
 
 
신자유주의를 넘어 역동적 복지국가로!?
 
연구자, 활동가, 정치인, 언론인 등의 이념정책공동체인 '복지국가소사이어티'에 의해 정식화된 '역동적 복지국가론'은 한국 진보 좌파의 대표적인 복지국가 담론이다. 이는 한국사회가 앓고 있는 심각한 중병에 대한 처방전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따르면 이 중병의 이름은 '민생불안' 및 '양극화'이고, 원인은 외환위기 이후 급속히 확산된 승자독식의 삭막한 경쟁지상주의(시장만능주의)와 복지결핍이다. '신자유주의 양극화 성장체제와 잔여주의 복지제도'라고도 표현한다.
 
 
'복지국가 소사이어티'는 자신들의 철학, 가치, 정책을 하나의 집(Vision House)으로 체계화해놓았는데, 지붕은 3대가치(존엄․연대․정의)이고, 기둥은 4대원칙(보편적 복지․적극적 복지․공정한 경제․혁신적 경제)이며, 간판구호는 '신자유주의를 넘어 역동적 복지국가로!'이다. 이로 미루어 보면 반신자유주의는 그 집의 토대이자 복지국가 건설 운동의 주요 대립물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예컨대 이상이 '복지국가 소사이어티' 공동대표는 「역동적 복지국가의 가치와 원칙」(2010. 12)에서 이렇게 단언하고 있다.
1990년대 중후반 이래, 우리나라는 신자유주의 정책기조의 전면적 수용으로 인해 '신자유주의 양극화 성장'을 지속하게 되었다. 양극화와 민생불안의 심화를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래서 현재, 자본주의의 한 발전단계인 신자유주의가 한국사회의 핵심적 구조이고, 여기서 우리사회의 주요 문제들이 파생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역주의와 각종 연고주의, 그리고 특권과 반칙 등 일반민주주의의 과제들(다원적 공공정치 의제들)이 신자유주의의 기본모순 위에 남아 있으나, 이는 신자유주의라는 문제의 본류에 비하면 지극히 부분적이며 비본질적인 것이다. 신자유주의야말로 우리사회를 특징짓는 핵심 키워드다.(이하 모든 강조는 필자)
이렇듯 경쟁지상주의, 시장만능주의, 승자독식주의 등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신자유주의는 적지 않은 진보 좌파들에 의해 이 시대의 고통, 불안과 양극화의 원흉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반신자유주의를 진보의 핵심 정체성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진보대통합의 기준은 신자유주의에 반대하고 분단체제 극복에 동의하는 것'
 
('복지국가와 진보대통합을 위한 시민회의' 2010. 12. 6)
 
'우리 사회에서 신자유주의는 굉장히 중요한 경계인데, 민주당부터 진보신당까지 반신자유주의를 못 걸 이유가 없다. 보편적 복지와 반신자유주의를 공통분모로 삼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표적 신자유주의 정책은 감세, 민영화, 노동시장 유연화, 국내시장 개방, 정부역할 축소 등이다. 이건 민주당을 포함한 중도진보 세력 다수도 반대한다. 따라서 과감하게 반신자유주의를 표방하는 게 어떨까 싶다'.(김호기)
 
"'반신자유주의'를 전면에 내걸자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조국)
 
('무지개정치모색18' 김호기 연세대 교수-조국 서울대 교수 대담, <오마이뉴스>, 2011. 1. 1)
신자유주의를 만악의 근원이자, 진보 세력의 공공의 적 1호로 규정한 역사는 꽤 길다. 2003년 5월 21일 출범한 전국민중연대(민주노동당, 민주노총, 전국농민회총연맹, 한총련,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등이 주요 가입단체)의 강령 제1조는 이렇다.
"우리는 현대 제국주의와 국내 지배세력의 신자유주의 세계화정책을 철폐시키기 위해 투쟁한다."
2000년 1월 29일 통과된 민주노동당 강령은 전문, 경제강령, 통일강령, 노동강령 등에서 무려 18번이나 '신자유주의'를 언급하였다.
한국 정부는 전 지구적 금융자본과 독점재벌의 요구에 따라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 노선을 취하고 있다.… 우리는 신자유주의적인 정부규제 완화에도 반대한다. 외환금융위기는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규제완화와 조급한 대외개방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것을 극복하는 대책인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정책은 대량실업과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경제강령 ; 자본주의의 모순을 극복하는 민주적 경제체제 수립)
한국 진보 좌파가 거론하는 신자유주의의 대표적 정책들은 사람마다 다른데, 대체로 작은 정부(반복지주의), 감세, 민영화, 규제완화는 공통이고, 경우에 따라 개방화(세계화)나 주주가치 중시(단기 수익 극대화) 경영이나 비정규직 폭증으로 상징되는 유연화를 추가하기도 한다. 그런데 신자유주의라는 개념의 모호성과 비대중성 때문인지, 아니면 신자유주의 타파 이후의 비전의 모호성 때문인지 경쟁지상주의, 성장지상주의, 시장만능주의, 시장근본주의, 승자독식주의 등으로 신자유주의를 지칭하기도 한다.
 
2008년 여름 노무현 전 대통령과 심상정, 정태인이 참여정부가 신자유주의 정부냐 아니냐를 놓고 인터넷상에서 논쟁을 벌인 적이 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신자유주의를 '작은 정부 사상'을 핵심으로 한 부자를 위한 정책, 시장의 강자를 위한 정책으로 규정하면서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신자유주의 정부가 아니었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심상정, 정태인은 작은 정부 사상은 '신자유주의 초기에 나온 학설(1970년대의 시카고학파 주장)'이라고 일축하고, 이 시대 신자유주의의 핵심 내용은 개방과 규제완화, 민영화를 핵심으로 하는 '워싱턴 컨센서스washington consensus'라고 하였다. 그런데 이렇게 규정하면 북한, 쿠바, 베네수엘라(차베스) 정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문명국 정부들이 신자유주의 정부가 되어버린다. 그 때문인지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신자유주의라는 표현을 거의 쓰지 않고, 아주 극단적인 시장주의 정책에 한해서만 시장만능주의, 시장근본주의라는 표현을 썼다. 하지만 최용식 '21세기 경제학연구소장'은 '신자유주의 정책 수용 없이 경제적 번영을 이룬 나라가 없다'면서 보수가 아닌 진보가 신자유주의를 주체적으로 해석․도입할 것을 강조했다.
그동안 국내 진보진영에서는 신자유주의를 만악의 근원으로 낙인찍어 왔다. 그러나 신자유주의 즉 개방화, 민영화, 규제완화 등을 추구하지 않고 경제가 번영하는 나라는 이 세상에 하나도 없다. 재미있는 사실은, 보수가 신자유주의를 추구하면 사회적 혼란이나 국제적 분쟁을 초래하거나 오늘날과 같은 금융위기를 부르곤 하지만, 진보가 신자유주의를 추구하면 사회 안정과 국제 평화 속에 경제번영을 누린다는 것이다. (미래창조포럼 국민 대토론회 토론문, 2008. 11. 19)
그는 그 예로 영국 토니 블레어 정부, 미국 클린턴 정부, 아르헨티나 메넴 정부, 브라질의 룰라 정부, 호주와 뉴질랜드의 노동당 정부, 공산당 일당 지배의 중국을 들었다. 이것만 봐도 신자유주의는 과거 한국 공안당국이 휘두른 '빨갱이'나 '이적 행위'처럼 '코에 걸면 코거리 귀에 걸면 귀걸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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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9 <미디어워치> 129호 (PDF 전문) mahlerian 07-15 23250
1348 <미디어워치> 128호 (PDF 전문) mahlerian 07-15 21133
1347 <미디어워치> 127호 (PDF 전문) mahlerian 07-15 19286
1346 <미디어워치> 126호 (PDF 전문) mahlerian 07-15 3190
1345 <미디어워치> 125호 (PDF 전문) (1) mahlerian 07-15 1347
1344 alleviate님. MC몽에게 사과했나요? (3) mahlerian 07-11 14635
1343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의 언론 상대 소송 현황 (8) mahlerian 07-07 17757
1342 이거 원 한약의 효과도 전혀 믿을 수가 없겠군요. (10) mahlerian 07-02 14873
1341 [번역] 지난 몇년 동안 침술에 대한 내 생각이 어떻게 변해왔나 (5) mahlerian 06-29 17770
1340 인터넷미디어협회 4기 회장 출범식 스케치 기사 (2) mahlerian 06-28 22066
1339 6월 27일 인미협 4기 회장 출범식 열린다 mahlerian 06-22 22562
1338 애국진영, MBC 개혁 위한 토론회 연다 mahlerian 06-22 22934
1337 <시사오늘>에 변희재 대표 인터뷰가 떴네요. (1) mahlerian 06-22 18012
1336 [코란도] 윤상현 의원의 엉터리 정치학 (5) mahlerian 06-18 16242
1335 '하이파이 오디오 미신' 비판 (5) mahlerian 06-16 14771
1334 주말까지 두어편 글 번역해 올리겠습니다. 근황 등. (2) mahlerian 06-13 15376
1333 <주간경향>, "‘잉여들’은 왜 보수우파를 동경하게 되었나" (8) mahlerian 06-09 14871
1332 <네이처> 한국어 홈페이지가 만들어졌네요. mahlerian 06-08 17462
1331 [번역] 사이언스베이스드메디슨 블로그를 소개하며 (1) mahlerian 05-30 11503
1330 [번역] 과학중심의학(Science-Based Medicine) mahlerian 05-30 11497
1329 [번역] 왜 “근거”중심의학이 아니라 “과학”중심의학인가? (18) mahlerian 05-30 9347
1328 <미디어워치> 124호 (PDF 전문) mahlerian 05-28 23764
1327 <미디어워치> 123호 (PDF 전문) mahlerian 05-28 23128
1326 김한길이 누적 1위네요. 민주당이 뭔가 변할려나? (2) mahlerian 05-25 25453
1325 [번역] 스티븐 배럿(Stephen Barrett) 인물 소개 기사 mahlerian 05-23 10830
1324 [번역] 쿽워치(Quackwatch) 관련, 자주받는 질문들 (2) mahlerian 05-20 11619
1323 한의사협회가 유용상 위원장님을 고소한 건과 관련 . . . (2) mahlerian 05-20 21406
1322 [번역] 스티븐 배럿의 활동과 관련, 자주 받는 질문들 (1) (3) mahlerian 05-20 12182
1321 팟캐스트 "강태호의 4차원 라디오" (변희재 출연) (3) mahlerian 05-18 14778
1320 <미디어워치> 122호 (PDF 전문) mahlerian 05-16 19736
1319 OECD(경제개발협력기구)가 4대강 사업을 높이 평가하네요. (4) mahlerian 05-13 11860
1318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선출 진상조사 보고서 (PDF 전문) (5) mahlerian 05-07 12609
1317 이정희, 이렇게 자폭하나요? "이석기 득표 60%가 IP 중복투표" (11) mahlerian 05-07 13217
1316 <미디어워치> 121호 (PDF 전문) mahlerian 05-07 25414
1315 <미디어워치> 120호 (PDF 전문) mahlerian 05-07 24138
1314 <미디어워치> 119호 (PDF 전문) (2) mahlerian 05-07 19663
1313 박근혜가 이런건 보면 또 지도자'깜'이란 생각도 드는군요. (3) mahlerian 05-04 15705
1312 미국산 소고기 파동과 관련 양기화 박사님이 또 나서셨군요. (12) mahlerian 05-04 14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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