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후쿠시마 원자로 사고에 관해 그냥 덤덤히 관전중입니다... 만~
늘 그렇듯 예견된 사고냐 아니냐라는 주제가 한 축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어떤 한 책이 신비주의 예언서처럼 주목을 받고 있는 것 같은데, 책 제목은 히로세 다카시라는 사람이 쓴 <원전을 멈춰라>.
이 책은 1989년 무렵 <위험한 이야기>로 출간된 적이 있는데 후쿠시마 원자로 사고를 계기로 상기 제목으로 다시 출간되어 나왔다고 합니다.
언론사별로 이 책 내용의 일부를 소개하며 각각의 견해(?)들을 내놓고 있는데 이렇습니다.
"큰 지진이 나면 정전이 된다. 예비 전원도 망가지고 그 순간 긴급 장치가 움직이지 않게 될 가능성도 크다. 그렇게 되면 원자로가 1 기만 있는 게 아니라 몇 기가 묶음으로 있으니까 멜트다운(노심 용융)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후쿠시마 현에는 자그마치 10기가 있다. 여기서 해일이 일어나 해수가 멀리 빠져나가면 (인근 원전 포함) 11기가 함께 멜트다운될지 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전 세계를 말기적인 사태로 몰아넣는 엄청난 재해가 일어날 것이다."
<
후쿠시마 원전사고 예견한 '족집게' 日서적 화제, 동아일보, 2011.3.29>
"지금 일본에서 36기의 원전이 가동 중인데 후쿠시마현에는 자그마치 10기가 있죠. 여기서 해일이 일어나 해수가 멀리 빠져나가면 11기가 함께 멜트다운될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되면 전 세계를 말기적인 사태로 몰아넣는 엄청난 재해가 일어날 것입니다." 지금으로부터 22년 전인 1989년, '1인 대안언론'이라고 불리는 일본의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히로세 다카시가 <원전을 멈춰라>에서 한 예언이다.
"후쿠시마 현에는 자그마치 10기가 있죠. 여기서 쓰나미가 일어나 해수가 멀리 빠져나가면 모두 멜트다운될지도 모릅니다."
히로세는 후쿠시마를 예견하며 이런 말도 했다. "지금까지 대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던 것은 우연 중의 우연이죠. 어쩌면 프랑스가 먼저가 될지도 아니면 한국에 있는 9기 중 어떤 것이 터질 것인지…." '히로세의 저주'로 여길 일은 아니다. 히로세는 "체르노빌 사고는 일본인이 자신을 향해서 보내는 최후통첩"이라고 했는데, 후쿠시마 사고는 한국인에게 온 최후통첩일 수 있다.
<日원전 사고 25년 전 예견한 '족집게', 경향신문, 2011.4.1>
이 책의 다음 대목은 그의 명성이 헛된 것이 아님을 보여줍니다."(지진, 해일이 일어나면) 정전이 됩니다. 예비 전원도 망가지고 그 순간 긴급 장치가 움직이지 않게 될 가능성도 큽니다. (…) 후쿠시마 현에서 해일이 일어나 해수가 들어오면 11기가 함께 노심 용해(melt down)될지 모릅니다. 그렇게 되면 일본 사람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말기적인 사태로 몰아넣는 엄청난 재해가 일어날 것입니다." (199쪽)
"후쿠시마 원전에 쓰나미가 일어나 해수가 멀리 빠져나가면 원자로가 모두 멜트다운될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되면 일본 사람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말기적인 사태로 몰아넣는 엄청난 재해가 일어날 것입니다."
"<원전을 멈춰라>를 쓴 히로세 다카시는 일본에 이어 프랑스, 그 다음에 한국에서 원전사고가 난다고 했다. 22년 전(1989년) 그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예언했는데 이번에 맞아떨어졌다.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이냐. 국민이 나서야 한다."
대략 자연재해에 관해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고 있는데 이것을 포함한 다카시의 주장은 감상적 선동이라며 일본원자력문화진흥재단에 의해 논박되었기도 하죠.
(마지막 <녹색평론> 김종철 발행인의 주장은 워낙 괴랄스러워서 재미삼아 보는 것만으로 통과)
물론 타카시의 주장이 원자력 발전의 위험성을 알린다고 하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볼수 있겠으나 전문 지식에 기반하지 않은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주장들에 대해서는 충분히 문제제기를 해볼 수 있는 것으로 이에 관해 「일본원자력문화진흥재단」에서 반박자료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중 자연재해와 관련된 내용만 발췌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히로세 다카시:
동경대지진이 발생하면 하마오카(浜岡) 원자로는 견디지 못할 것을 알고 있읍니다. …해일이 오면 해수는 비켜 갑니다. …원자로 쪽은 텅비게 됩니다. … 지진 때문에 증기 발생기가 연속파괴되며, 해일이 쑥쑥 해수를 끌어들여가 거대한 진동 때문에 제어봉을 끼워넣을
수가 없읍니다. …
일본원자력문화진흥재단:
이 기술은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한 내용이며, 하나 하나 반론해 갈 필요가 있다. 원자력발전소를 설치할 때에는 일부러 하나로 되어 있는 튼튼한 암반까지 파내려가 그 암반에 원자로를 포함한 건물을 직접 설치한다. 또 건물의 내진설계는 관동 대지진 규모의 3배로 되어 있으며, 동해대지진이 이것을 상회할 수는 없다.
「해일이 오면 해수가 비켜가고, 원자로 쪽이 텅비게 된다.」는 말인데, 원자로의 노심을 냉각시키고 있는 물은 해수가 아니다. 따라서 가령 해일이 와 2차계통(하마오카 경우 이것이 해수)이 없어졌을 경우 즉각 스크램 계통이 작동되어 제어봉이 들어와 원자로가 정지되고, 핵분열 반응이 정지되어 버린다.
「거대한 진동 때문에 제어봉을 끼워넣을 수 가 없다」고 되어 있는데, 설계적으로 충분히 빨리 들어가도록 되어 있다. 원자력공학시험센터 多度津시험소의 대형내진대에서 제어봉을 움직이는 장치를 실제로 흔들어 보아 별문제 없이 들어가는 것이 확인 되었다.
이처럼 제어봉이 들어가는 것은 확인되었지만, 설사 만일 제어봉이 들어가지 않더라도 안전확보를 위해 중성자를 흡수하여 핵반응을 억제하는 작용을 가진 붕산수를 대량 주입하여 원자로를 정지시키는 장치를 갖고 있다.
이부분을 보면 다카시의 그 주장은 자연재해와 관련된 개략적인 부분을 언급하므로써 경각심을 일으키는데 그치고 있을 뿐 후쿠시마 원자로 사고와 같은 형태를 '정확하게' 예언하고 있다고 볼 순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대형사고로 이어지게 되는 일련의 과정중 중요한 하나엔 근접하고 있는데 이렇습니다.
히로세 다카시:
… 실제로는 소련에도 훌륭한 ECCS가 있음을 알았읍니다. 일본과 같이 완벽한 시스템이었읍니다. 그것이 작동되지 않았읍니다. 아니, 작동되었으나 제 시간에 작동되지 못했겠죠, 불과 4초만에 폭발했기 때문에 어떤 시스템이었다 해도 시간에 맞을리가 없읍니다. 일본의 ECCS도 같은 운명에 놓여 있읍니다.
우리들이 알고 싶은 것은 ECCS의 스위치를 꺼둔 것이 아니라, ECCS의 효과가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일본원자력문화진흥재단:
이번 사고는 원자로 속의 반응이 급격히 증가하여 결과적으로 원자로를 제어할 수 없었던 것이며, 과학적으로는 반응도 사고라는 것이다. 물론 일본의 원자로를 포함하여 모든 원자로에는 이런 사고의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하여 원자로의 긴급브레이크적인 역할을 갖는 스크램(긴급정지) 계통을 설치하고 있으며, 긴급의 경우에는 원자로가 자동적으로 정지되도록 되어 있다. 체르노빌원자로에도 당연히 긴급정지를 위해 스크램 계통이 있었으나, 운전원이 고의로 그 스위치를 꺼서 원자로가 긴급정지하지 못하도록 했다. 완만하게 출력이 상승하고 있었을 때에 스크램계통이 작동하고 있으면 그런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겠지만, 그 후 급격히 출력이 상승하기 시작하고 나서 당황하여 수동으로 스크램계통을 작동시켜 정지시키려 했으나 이미 때가 늦었다.
ECCS라는 것은 "비상용노심냉각계통"의 약자인데 이것은 반응도사고 때문의 것이 아니라 원자로 속의 물이 없어져 "냉각재 없이 가열되는 상태(물이 없어지면 핵분열 반응은 정지되지만, 연료봉에는 여열이 남아있다)"가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대량의 물을 주입하여 원자로의 노심을 식히기 위한 것이다.
원자력의 안전문제를 이야기 할 때는 적어도 두가지 큰 사고 형태인 "반응도사고"와 "1차계통냉각재상실사고"의 구별쯤은 충분히 이해해두어야 한다.
이부분은 ECCS가 무력화 되는 경우를 언급하고 있는데 이것은 일리있는 이야기로 후쿠시마의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재해로 인해 예비 발전기, 담수화설비, ECCS 따위의 안전장치들이 동시에 불능상태에 빠졌기 때문이죠.
좀 실망스러운 것은 일본원자력문화진흥재단은 그것이 무력화 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있음을 제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너 좀 무식한 듯'이라고 치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과 실제 안전장치가 작동하느냐 마느냐는 별개 영역의 문제니까..
이번 사태는 자연재해로 인해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있다고 보여집니다만 이것을 굳이 human error와 연계하여 논하기 보다 우리 일로 여겨 다양한 가정을 통해 막장조건을 도출해내고 시스템 차원의 보강 방안을 도출하는 것이 좀 더 이롭지 않겠나 생각해봅니다.
언젠가 우리나라도 도마뱀이 잔뜩 탄 UFO의 침공을 받을지도 모르니까...
아무튼 제 생각에 의미있다 여겨지는 부분은, 일본원자력문화진흥재단의 논박에선 이렇게 주장했지만
가령 해일이 와 2차계통(하마오카 경우 이것이 해수)이 없어졌을 경우 즉각 스크램 계통이 작동되어 제어봉이 들어와 원자로가 정지되고, 핵분열 반응이 정지되어 버린다.
ECCS라는 것은 "비상용노심냉각계통"의 약자인데 이것은 반응도사고 때문의 것이 아니라 원자로 속의 물이 없어져 "냉각재 없이 가열되는 상태(물이 없어지면 핵분열 반응은 정지되지만, 연료봉에는 여열이 남아있다)"가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대량의 물을 주입하여 원자로의 노심을 식히기 위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쿠시마 원자로는 거덜나고 말았다는 점일것 같습니다.
추가(단상):
히로세 다카시의 저주, 예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흑마법 수준의 지랄맞은 분위기를 이끌어 내고 있는 경향신문 그리고 다카시의 말을 비틀어 이런 저주가 가해질 차례는 반드시 우리나라가 될꺼라 주장하고 있는 김종철씨. 아주 끝내주십니다. 이런 형태의 걱정은 영매를 찾아 도움을 청하거나 영험한 무당으로부터 부적을 구입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