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요즘 마음이 많이 약해져서 되도록이면 누구 깍아내리는 글은 안쓰려고 애를 많이 씁니다. 아휴, 근데도 이놈의 치기는 어쩔 수가 없군요. 하긴 정치비평하면서 누구 비판하지 않는 글을 쓰겠다는 것부터가 말이 되지 않기는 합니다만 . . .
문용식에 이어 오늘은 좌파 언론들이 '사대주의식 촌놈 기죽이기'로 장하준을 밀어주는 짓을 한번 비판해보겠습니다.
보면 <한겨레21>같은 촌놈 좌파 언론들이 저렇게 장하준을 뭐 대단한 학자라도 되는양 띄워주는 것은 장하준과 관련 크게 다음과 같은 세가지 팩트에 기인합니다.
첫째, 장하준이 매우 젊은 나이(스물일곱)에 캠브리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는 것.
둘째, 그가 현재 캠브리지 대학교 정치경제학과 부교수(Currently a Reader in the Political Economy of Development)라는 것.
셋째, 그가 뮈르달상(The Gunnar Myrdal Prize) 수상 등 여러 학문적 영예를 갖고 있다는 것.
하지만 이 세가지는 장하준이 위대한 경제학자라는 근거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왜?
그건 바로 장하준의 전공이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주류 경제학, 과학으로서의 정통 경제학을 하는 학자가 아닙니다. 따라서 그가 밟은 저 트랙 자체의 권위는 높지 못해요.
위 <한겨레21>은 교묘하게 장하준을 "해외와 대중은 주목하지만 국내 학계는 무시하는 경제학자"라며 무슨 탄압이라도 받는 위대한 학자인 양 말을 합니다. 그러나 이건 애초 전혀 다른 영역을 한 영역에 쓸어담는 오류입니다.
만약 장하준을 국제 학계는 주목하는데 국내 학계는 무시한다면 그건 수상하게 볼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장하준을 사실은 해외 "언론"과 대중이 주목할뿐 국내외 할 것없이 학계가 무시하고 있다면?
이건 장하준의 정치선동을 상아탑에서 경계한다는 의미로도 얼마든지 해석 가능한 것입니다. <한겨레21>은 이걸 모르거나 또는 알면서도 무시하고 있는거예요.
아래는 영문 위키피디어의 "장하준" 항목입니다.
위키피디어 설명대로 장하준은 일반적으로 heterodox economists 로 분류되는 경제학자입니다.
heterodox 가 한국어로 무슨 의미일까요? 이거 아주 좋게 표현하면, "비주류"이고, 좀 나쁘게 표현하면 이는 "이단", "사이비"를 뜻합니다.
자, 어떤 똘똘한 한국인이 근본주의 기독교계에서는 알아주는 미국의 어느 신학대 창조 생물학과에서 스무살에 박사학위까지 취득했습니다. 그는 그 대학교의 서른살 전에 그 학교에서 테뉴어까지 받습니다. 그는 창조론에 대한 공헌으로
템플턴상까지 받습니다.
여러분은 이 사람이 도대체 제대로된 학문을 추구하고 있는 생물학도라고 생각합니까? 그의 발언을 생물학에 대한 권위로서 활용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비주류 경제학자인 장하준을 창조 생물학자로까지 비유하는 것은 지나칠 수도 있지만, 이거 비유 패턴 자체는 전적으로 정당한 것입니다.
지층에 깔린 민초들과야 비교도 안되겠지만 저는 솔직히 나름 학자연하는 사람이라면 장하준의 빛나는 성취에 대해서 그리 감동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알고보면 장하준의 전공은 그 동네에서도 주류 경제학과 비교 혹시 1% 나 선택할까 궁금한 그런 전공입니다. 사실 캠브리지대학교만이 아니라 서울대학교에서도 장하준 교수류의 전공이 가지는 입지는 매우 좁아요. 서울대에서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로 정년퇴임한 김수행의 케이스를 보시지요.
장교수의 전공은 굳이 비교하자면 수능 제 2외국어 선택 아랍어란 말입니다. 정말 극소수의 선택과목, 아니아니 학과가 폐지될까 말까일 판인데 장하준이 학위 취득하기가 그리 어려웠을까요? 그리고 그에게 자리 좀 내어주기가 힘들었을까요?
장하준이야 설마 절대 아니라고 믿지만, 더구나 서구쪽에서 인문학계는 동양인이 공부하다가 수틀리면 '야, 이거 인종차별 아냐?!'식 배째라도 제법 통하는, 나름 공부하기 순탄한 곳이기도 합니다. 이승만이 프린스턴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데서도 얼마나 많은 뒷얘기가 나오고 있는지 알만한 사람은 알겁니다.
뮈르달상에 대해서도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 한마디 하겠습니다. 뮈르달상의 기원인 칼 군나르 뮈르달(Karl Gunnar Myrdal)은 물론 과학으로서의 경제학에 공헌이 있는 학자이긴 합니다.
그러나 뮈르달은 정치적으로는 상당히 편향되어있었던 학자라는 것도 독자 여러분은 아실 필요가 있습니다. 설마 그가 우파였다고 생각할 분은 없겠지요? 그는 "사회주의는 저개발국가들이 성장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라는 주장까지 했던 좌파 학자입니다.
딱 봐도 뮈르달상은 과학으로서의 경제학에 대한 공헌을 심사하는 노벨경제학상과는 다른 의미의 경제학상임을 알 수 있지요? 이건 기독교가 신심이 높은 교도에게 템플턴상을 주는 것과 같은 의미에서 좌파가 당파성 충실한 당원에게 주는 상이라고 생각하는게 편합니다. 좌파 언론 <한겨레21>이 괜히 "노벨경제학상보다 더한 권위를 인정"한다는 둥의 말을 하는게 아니예요.
설마 진중권만큼이야 아니겠지만, 장하준이 전혀 정통 학자가 아니라는 것은 다음 두가지 추가지 증거로도 감지할 수 있습니다.
첫째, 장하준은 논문이 아니라 주로 단행본으로 승부보고 있습니다.
이것부터 사실 말이 안되요. 제대로된 학자라면 주로 학술회의에 나가서 발표를 하거나, 또는 논문을 제출해야 합니다. 물론 그것은 독창적이면서도 사실과 부합하면서 경제학에 대한 큰 공헌이어야 합니다.
암만 비주류래도 캠브리지에서 리더를 하고 있다면, 장하준이 그래도 젊은 시절 좌파적 의미에서건 뭐건 참신한 시각의 논문을 내긴 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근자에 장하준의 저술 중 논문이 있습니까? 저는 별로 들어본 바가 없고, 소개되는 것은 하나같이 무슨 <사다리 걷어차기>니 뭐니 다 대중용 단행본입니다.
아니, 장하준 교수는 과학자가 아니라 인문학자인가요? 왜 맨날 장황한 말로 대충 승부봅니까? 자꾸 자신의 업적을 동료 학자가 아니라 그렇게 대중에게나 선보이고 있으면 그게 경제학의 제로존 이론이 아닌지 누가 보장해줍니까?
둘째, 장하준은 캠브리지 교수이면서도 서울대 교수를 지망해서 세번이나 떨어졌습니다.
이건 캠브리지에서 장하준의 전공이 가지는 지위가 얼마나 불안정한지, 또 그의 학술적 업적이 얼마나 보잘 것없는지 방증합니다.
상식적으로 한번 생각해보세요. 학자의 영예라는 점에서 일반적으로 캠브리지대학교가 서울대학교가 어디 비교가 됩니까? 이건 메이저리그와 한국야구의 차이예요. 박찬호가 아무리 힘이 달려도 한화에 입단 테스트를 받지 않아요. 쪽팔려서라도요. 그런데도 장교수는 박찬호가 안하는 그걸 세번이나 했습니다. 이거 상식에 부합합니까?
물론 장하준이 이휘소 신화처럼 무슨 뜨거운 애국심을 갖고서 고국에 뭔가 기여하고파 한국에 돌아오려고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여지야 남겨둘 필요는 있습니다. 하지만 석연찮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제가 이런 식으로 장하준 교수 깍아내리기를 하면 틀림없이 뭔 중상모략이다, 학술(?)로 대응하라 어쩌라는둥 나올 사람 있을 것입니다.
제 변명은 이렇습니다.
저는 장하준 교수가 대중적으로 먹히고 있는 부분을 비판하고 있고 그래서 대중이 할 수 있는 오인을 교정하기 위해 그의 자격증명(crendential)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게 무슨 중상모략일 수가 있나요? 실상은 장교수가 자격증명 수준이 높지 못하다면, 그보다 그게 높은 사람에게 대중을 대상으로한 연단을 제공하게 하는 것이 언론과 학계의 도리입니다.
추가 변명으로 장교수는 지금의 논의대로 정통 경제학 학술 영역에 있는 분이 아닙니다. 일단은 제가 그런 학술 논의를 할줄 모르기도 하지만, 애초 학술쪽에 있지 않은 분과 학술(?) 토론을 할 필요 없고 그 누가 사실은 신학자임에 불과하다는 것을 얘기하는데 꼭 성서를 자세히 읽어서 그와 토론을 해야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장하준 교수는 과대포장된 학자입니다. 그는 학자라기보다는 정치선동가, 방송연예인에 더 가까운 사람입니다.
캠브리지라는 그의 브랜드에 혹해서 그의 책을 읽는 분이 많겠지만, 적어도 영미 주류 경제학자들이 그의 전공(주류 경제학자들은 장하준의 이름은 커녕 그런 전공이 있는지 알 가능성도 낮을 것입니다.)의 과학성, 학술성을 무척 낮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만 여기서 분명 알아두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좌파 언론의 독자 촌놈 대접에 저항합시다.
참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