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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워치> 122호 (PDF 전문)
  [한반도평화]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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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riter : mahlerian     Date : 07-01-31 22:43     Hit : 4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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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반미넷에서 '한반도평화'라는 필명으로 활동하시던 분의 글로서 일전에 SkepticalLeft.com 준비토론방에 올라왔던 글이지요. 아마 리버럴의 시선에서 가장 표준적으로 미국의 정치체제를 분석한 글일거예요. 일독을 권합니다.
 
 
 
* * *
 
미국 정치 이야기 1.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
 
 
미국에 대해서 올바른 길을 가도록 요구하는 일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일은 우리가 생각하는 올바른 길이 그들에게도 올바른 길인가를 물어보는 일입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은 그들이 과연 그 길을 갈 수 있느냐를 알아보는 일입니다. 다시 말해, 설득력이 있는 주장을 하려면 먼저 미국의 정치적 현실을 "있는 그대로" 잘 관찰해서 "있는 그대로"의 미국을 잘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 나라의 정치를 이해하려면 우선 그 나라의 정당체계부터 알아보아야 합니다.
 
미국은 건국 이래로 노동계급이 정치사회로부터 배제된 "노동 없는 정당체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경우 진보와 보수는 주로 노동과 자본,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간의 균열을 따라 형성되었으나, 미국은 예외적으로 노동이 배제된 채, 자본 내에서 농업자본과 산업자본이 균열을 형성하면서 보수 양당제가 뿌리내리게 된 것입니다.(미국에서 노동이 배제된 이유에 관한 자세한 분석은 Seymour Martin Lipset and Gary Marks의 "It Didn't Happen Here" (W.W.Norton & Company, 2000)를 참조하세요)
 
전통적으로 민주당은 남부, 시골, 농업자본을 대변하던 정당이고, 공화당은 북부, 도시, 산업자본을 대변하였습니다. 그런데 점진적으로, 특히 1960년대부터, 양당의 지지기반은 서로 섞이고 뒤바뀌기 시작하더니, 1990년대 클린턴 정부 때부터는 양당의 지지기반과 정책은 뚜렷이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공화당이 남부, 시골, 백인, 고소득층을, 민주당은 북부, 도시, 유색인, 저소득층을 주로 대변하게 되면서, 공화당은 보수(conservative), 민주당은 진보(liberal)의 색채를 분명히 하게 된 것입니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지지기반의 변화에는 사회적 변화가 수반되었습니다. 첫째, 소득 격차가 심해졌습니다. 둘째, 흑인들의 투표 참여가 확대되었습니다. 셋째, 이민자, 특히 히스패닉의 수가 급증했습니다. 넷째, 고소득자, 백인들은 도시 외곽으로 빠져나가고 도시는 저소득자, 유색인들이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선거구 간의 차이를 심화시키고, 선거구 내의 동질성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였습니다. 다시 말해, 과거에는 하나의 선거구 내에 저소득자와 고소득자, 백인과 유색인이 혼재하였으나, 점차로 저소득자-유색인들과 고소득자-백인의 거주 지역이 서로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사회적 변화와 함께 양당은 후보가 당선되는 지역구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공화당은 점점 고소득자, 백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국회의원의 수가 늘어가고, 민주당은 반대로 저소득자, 유색인들이 많이 사는 선거구 출신의 의원들이 많아졌습니다. 대체로 1960-70년대가 이러한 전환(transition)이 본격화된 시기였다면 90년대는 전환이 완료되는 시기로 볼 수 있습니다. 1994년 총선과 1996년 대선에서 민주당은 유색인들이 많이 사는 도시와 북부의 지역구를, 공화당은 백인이 대다수인 도시 주변부와 시골, 남부의 지역구를 석권하였습니다.
 
미국의 고소득자-백인(보수: conservative)들은 정부의 시장 개입을 반대하고, 세금 감면과 사회 복지 프로그램 축소를 요구합니다. 반면 저소득자-유색인(진보: liberal)은 정부의 시장 개입을 지지하고, 세금 감면을 반대하고, 사회 복지 프로그램의 강화를 요구합니다.(민주당과 공화당의 지지 기반의 변화에 관한 보다 자세한 분석은 Jeffrey M. Stonecash, Mark D. Brewer, and Mack D. Mariani의 "Diverging Parties" (Westview Press, 2003)를 참조하세요)
 
대외 정책에 있어서 보수는 현실주의적 입장에서, 국가 이익 실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면서 일방주의(unilateralism)를 선호합니다. 다시 말해, 국가 안보를 최고의 국가 이익으로 생각하고, 이것이 위협받을 때에는 다른 나라의 도움이나 지지 없이 일방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들은 "애국주의적 보수주의"라고 표현할 수 있는 기형적인 애국심에 기반하여 군사주의적 충동에 쉽게 휩쓸리는, 마치 중세의 십자군과 같은 마인드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적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의 우월성에 대한 거의 맹목에 가까운 신념을 가지고, 미국이 가는 길이 세계 평화와 번영의 길이며, 이를 가로막는 이들을 제거함으로써 세계가 진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에 비해 미국의 진보(liberal)는 자유주의적 입장에서, 개인의 인권 보호와 시장의 확대에 가장 큰 관심을 갖습니다. 따라서 이들은 외교의 수단으로서 다른 나라들과의 대화와 협력을 강조하는 다자주의(multilateralism)를 선호합니다. 이들은 시장의 확대를 통한 교역의 확산이 국가 간의 평화를 일구어낸다고 믿습니다. 또한 이러한 평화는 각국의 민주주의를 신장시켜서 인권 상황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양자 간의 차이를 과대 해석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우선, 유일한 패권국가로서 미국의 위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에 있어서 양자 간의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패권을 유지하는 것이 양자에게 모두 이익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패권 유지의 근간이 군사력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대체로 동의합니다. 다만, 패권 유지의 방법론에 있어서 경미한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보수는 군사력의 우월함에 의존하려는 성향이 조금 더 강하며, 진보는 교역과 다자적 협력에 기대를 조금 더 겁니다.
 
또한, 미국적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우월성에 대한 믿음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가치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것이 인류의 진보라고 생각합니다. 패권 유지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그것을 다른 국가들에게 관철시키려는 방법에 있어서 작은 차이가 있습니다. 보수는 군사적 수단에 좀 더 의존하고, 진보는 시장의 힘에 좀 더 의존합니다.
 
끝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 안보가 가장 중요한 국가 이익이라는 점에 대해서 이의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보수든 진보든 자국의 국민의 안전이 위협을 받는다면 그것을 해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9.11 테러 이후 절대 다수의 국민들이 반테러 전쟁을 지지하였고, 다수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제거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여기는 것입니다. 역시 방법론에 있어서 양자 간에 사소한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보수는 우월한 군사력에 좀 더 기대고, 진보는 협상과 협력을 좀 더 선호합니다.
 
그러나 양자 간의 차이를 과대 해석하는 것이 위험한 것과 마찬가지로, 차이를 과소 해석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방법론 상의 경미한 차이라 할지라도 실제 사태의 전개에서 나타나는 양상은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진보가 집권하였다면 전쟁을 감행하지 않았을 상황인데 보수가 득세하였기 때문에 전쟁을 일으킨다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입니다.
 
1994년 북한 핵 위기 당시에 민주당 클린턴 정부가 아니라 공화당 부시 정부였다면 어땠을까요?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중재를 받아들였을까요? 2000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고어가 승리했다면 상황은 지금과 어떻게 다를까요? 9.11 이후 반테러 전쟁을 그처럼 신속하고 광범하게 펼쳐나갔을까요?
 
 
 
p.s
 
나라마다 진보와 보수의 내용은 차이가 있습니다. 서유럽의 경우 대체로 진보는 노동의 이익을, 보수는 자본의 이익을 대변합니다. 따라서 서유럽의 진보는 전통적으로 사회주의를, 현재는 대개 사민주의를 의미하고, 보수는 자본주의, 현재는 주로 자유민주주의를 의미합니다: 진보(socialist) <-> 보수(liberal)
 
이에 비해 미국에서는 노동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치세력은 배제된 채, 자본 내의 균열이 정치사회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에서 상대적으로 개혁적인 입장을 취하는 쪽, 즉 진보는 자유주의를 의미하고, 보수는 보다 국가주의적 속성이 강한 자유주의를 의미합니다: 진보(liberal) <-> 보수(conservative)
 
하지만 이러한 분류 역시 미국의 정치상황을 해석하는데에는 상당히 부족합니다. 왜냐하면 현재 미국의 진보(liberal)는 사실상 유럽의 진보(socialist)와 유사하고, 미국의 보수(conservative)는 유럽의 보수(liberal)과 비슷합니다.
 
앞서 얘기했듯이, 특히 90년대부터 두드러지게, 미국의 진보(liberal)는 유럽의 진보(socialist)처럼 국가의 시장개입, 세금 증대, 복지 프로그램 확대를 주장하고, 보수(conservative)는 유럽 보수(liberal)와 같이 국가의 시장 불간섭, 세금 감면, 복지 예산 감축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진보-보수를 자유주의(liberal)-국가주의적 속성이 강한 자유주의(conservative)로 구분하는 것이 보다 설득력 있는 것은 대외 정책에 관해서입니다. 본문에서도 말했듯이, 미국 진보(liberal)의 대외관은 개인과 시장경제를 보다 중시하는 자유주의(liberalism)이고, 보수(conservative)는 국익과 국가안보를 최우선시하는 현실주의(realism)입니다.
 
한국의 경우는 어떨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한국의 보수는 냉전반공주의를 내용으로 하고, 진보는 탈-냉전반공주의 혹은 대개 자유주의를 의미할 것입니다. 한국의 경우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노동은 아직까지 정치사회에서 배제된 채, 자본 내에서의 균열에 따라 정당체계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2003년 09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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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아   07-02-01 09:15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잘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있네요.

"미국 진보(liberal)의 대외관은 개인과 시장경제를 보다 중시하는 자유주의(liberalism)이고"

이지만, 미국 민주당은 전반적으로 보호무역주의를 중시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장경제에 대해서 배웠다면, 보호무역주의는 정책적으로 봐도 써먹을 만한 물건이 못되죠?;;; 따라서 보호무역주의를 채택한다는 것은, 시장경제를 중시한다기 보다는 다른 정치적 이슈로 인해 경제적 수단을 제한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적절할 것 같습니다. 따라서 '시장경제'를 중시한다고는 좀 보기 어렵지 않을까요. 미국 민주당이 '협상'을 중시한다고 하지만, 그것이 '자본주의의 확산'을 위한 협상이다, 라고 마냥 말하기는 좀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기린아
mahlerian   07-02-01 09:34
기린아/
민주당이나 공화당이나 공히 대외개입, 자유무역을 주창하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민주당 당내 극좌파쪽은 당연히 보호무역주의입니다(親랄프네이더류?).  에드워드같은 경우는 극좌파는 아니고 중도즈음이라고 할 수 있지만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는 경우구요. 클린턴같은 경우는 물론 자유무역쪽이겠지요.

공화당도 당내 극우파쪽은 보호무역주의인 듯 하구요(親뷰케넌류?). 현재 비록 극우파로 분류되기는 하나 네오콘 등 미국이 세계적으로 한 역할을 해야된다는 쪽이 당내 주류라서 FTA 등등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도 열린우리당은 임종인이 이빨이 쎌때랑 안영근이 이빨이 쎌때가 다르죠? 한나라당도 고진화가 이빨이 쎌때랑 김용갑이 이빨이 쎌때가 다르죠? 뭐 이런 식으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네요.

누가 더 시장경제적인가? 열린우리당-민주당이 더 시장경제적인가, 한나라당-공화당이 더 시장경제적인가?

확실하게 말할 수가 없습니다. 그때그때 상황 따라서 다릅니다. 일단 한나라당-공화당은 주요 지지기반이 구산업인 농업, 공업이기 때문에 대체적으로는 반시장경제로 흐르는게 사실인 듯합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민주당도 '약자보호'라는 명분으로 반시장경제로 나서는 경우 역시 흔합니다(한미FTA에 대한 태도만 봐도 답이 나옴).
기린아   07-02-01 09:58
클린턴이 자유무역입니까?^^; 흐음. 제가 막연하게나마 연상하던 거랑은 좀 다르네요;;;

@기린아
mahlerian   07-02-01 10:02
기린아/
그렇죠. 재임중에 FTA 비스무리한거 여러개 처리한 것으로 압니다. 코소보 등 대외개입에도 적극적이었지요.

가령, 토마스 프리드만을 보세요. 대표적인 親민주당 인사지요. 이런 자유무역 예찬자가 일관되게 민주당 지지하는 것만 봐도 답이 나옵니다. ^^
기린아   07-02-01 10:06
말러리안 / 그거 말고, 대통령이 직접 연설한것과 법령 처리된것을 알면 좋을것 같기는 하네요. 흐음. 클린턴이 FTA를 찬성도 했었군요.
mahlerian   07-02-01 10:14
기린아/
일단 멕시코, 캐나다와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은 클린턴이 한겁니다. 뭐 노무현이 한미FTA 체결하듯 한거지요. 자기 지지기반의 반대를 무릅쓰고.

또한, 클린턴이 미주자유무역협정(FTAA)인가 그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아요. 조지 부시 주니어도 요거 계속 추진하려 했는데 잘 안된다는 얘기를 얼핏 들었던 기억.

다른 것은 클린턴팬인 하킴님이면 잘 아실텐데... ^^
기린아   07-02-01 10:29
말러리안 / 그렇게 생각하면 클린턴이 난놈은 난놈이네요.-_-;;
ChiefEditor   07-09-15 09:21
all/
우리 사이트의 원칙은 펌글은 기본적으로 대문에 올릴 수 없다는 것이지만, 이 글은 이미 글쓴이가 자유롭게 이용해도 좋은 글이라 밝힌 바 있으므로 늦었지만 특별히 대문에 걸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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