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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금과 시장성 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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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riter : 외환가     Date : 08-10-23 19:39     Hit : 2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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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재정부 보도자료.hwp (130.5K), Down : 19, 2008-10-23 19:50:39
2005년부터 시작한 속칭 메가뱅크 대전은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자산을 중소기업 대출 및 주택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대폭 증가시켰다. 반면 비슷한 시기부터 주식시장이 상승국면에 접어들면서 시중자금은 은행에서 이탈하여 주식형(특히 적립식) 펀드로 유입되었다.
 
대출 재원인 예금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자산확대 경쟁을 지속하기 위해 그 재원을 CD, 은행채와 같은 시장성 수신에 의존하게 됨에 따라 아시아권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예대율이 나타나게 되었으며, 그 흐름은 세계 금융위기가 상당히 진행된 8월에도 지속된다. 결국 2008년 8월 기준으로 해외 상업은행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140%의 예대율이 현실화하였다.
 
* 예대율 = 총대출 / 총예금 (양도성예금증서(CD)와 은행과 같은 시장성 수신은 예금에서 제외)
 
이 과다한 예대율의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작년부터 경고의 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올해 1월에 포스팅한 "6% 성장은 꿈도 꾸지 마라"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으며, 적정 예대율은 지급준비율을 고려하면 90% 이하라고 판단한다.
 
금년 중반부터는 모건스탠리 등의 보고서에서 한국의 은행들의 위기요인으로 지목되었고, 10월 들어서는 영국 Financial Times에 기사화되었고, 이제 한국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관련한 핵심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 FT에서 지적한 예대율 문제에 관하여 기획재정부가 보도자료를 내는 등 강력하게 반발을 하였기에 그 보도자료를 읽어보았다. 한국 금융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로 예대율을 지목하고 오랫동안 이 문제를 나름대로 연구한 입장에서 보도자료는 정말 가관이었다.
 
 
도대체 예금과 시장성 수신이 어떻게 구분되는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다른 나라는 어떤지에 대한 진지한 연구는 없고, 오로지 문제 없다 라는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서 끼워맞춘 논리가 거의 전부였기 때문이다.
 
아래에 기획재정부가 배포한 영문 보도자료를 인용한다.
 

Bank deposits have been the principal form of savings in Korea. In more recent years, bank deposits have begun to shift to non-deposit assets as individual savers became less risk-averse and sought higher yields in wide-ranging investments. This, in part, explains an overall rise in the average bank loan/deposit ratio. Despite the shift to non-deposit assets, however, Korean banks’ loan/deposit ratio continues to be in line with, or lower than, those in the developed countries. At end-September, the ratio averaged 103.2%.

 

Because of their deposit-like characteristics, certificates of deposit (CDs) are included in determining the loan/deposit ratio, as is the convention in many countries. It should be noted that over-the-counter bank teller sales of CDs accounted for about 80% of the total bank CD issues. Moreover, the loan/deposit ratio drops to about 85% if bank-issued bonds are included in the ratio computation, meaning funding from local sources easily covers local lending. In particular, the won-denominated liquidity ratio has consistently stayed above the recommended prudential level of 100% and showed no noticeable variance from 107.5% at end-2007 to 107.7% at end-August this year.

 
보도자료에서 기획재정부는 많은 나라에서의 관행과 같이 CD가 예금에 포함되어서 예대율이 산정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였다. 이어 한국에서는 CD가 은행 창구에서 판매되기에 예금으로 보아야 한다는 뉘앙스의 언급도 포함되어 있다. 영어판 보도자료에는 없지만, 한국어 보도자료에는 CD를 포함할 경우 미국보다 예대율이 낮다는 말과, 은행채도 20% 정도는 창구에서 판매된다는 말까지 포함되어 있다. (첨부한 보도자료의 5페이지에 나와 있다.)
 
창구에서 판매되면 다 예금일까? 그러면, 은행창구에서 판매되는 펀드와 보험상품(방카슈랑스)도 예금이라는 말인가? 도대체 예금과 시장성 수신의 차이는 무엇일까?
 
예금과 시장성 수신의 차이는 창구에서 판매되냐 아니냐가 아니다. 두가지 측면에서 차이점이 있는데, 첫째, 지급준비 의무의 존재 여부이다. 예금은 지급준비 의무가 있고, 시장성 수신은 없다. 둘째, 예금 보장(보험)의 존재 여부이다. 예금은 일정 금액이하(한국에서는 5000만원)는 예금보험이 은행 파산시 지급을 보증하지만, 시장성수신은 보증하지 않는다.
 
정기예금은 지급준비의무도 있고, 예금보장도 되므로 예금이다. 은행채는 둘 다 적용되지 않으므로 시장성 수신이다. CD는 2%의 지급준비 의무는 있으나, 예금보장이 되지 않는다. 예금과 시장성수신의 성격을 모두 띈다. 지금 상황에서 굳이 CD를 둘중 하나로 분류하라면 어디로 해야 할까?
 
지급준비제도와 예금보험제도는 둘다 금융위기시 예금의 급속한 이탈로 은행이 파산하는 Bank Run을 막기 위해 고안되었다. 고객이 지급준비제도 때문에 위기에 처한 은행에서 자금을 인출하지 않는 효과가 더 클까 아니면, 예금보험이 더 클까? 개인고객은 예금보험을 믿고 은행에 예금을 하는 것이지, 잘 알지도 못하는 지급준비제도를 믿고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봐야 한다. 그래서 별 실효가 없는 지급준비제도는 지급준비율도 차츰 줄어들고, 그 유용성이 사라져가고 있는 중이다. 금융정책도 주로 공개시장조작에 의존하며, 지급준비율 조정에는 거의 의존하지 않는다.
 
나는 CD는 예금보험이 없으므로, 지급준비의무가 있더라도 본질적으로 시장성 수신이라고 보며, 은행채를 창구에서 판매할 정도로 은행의 자금차입 메커니즘이 망가진 현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다고 본다.
 
은행채도 창구에서 판매한다는 소리는 참 어이가 없는 언급이다. 제대로 된 금융시스템하에서 국공채 다음 최고 신용인 AAA급 은행채가 일반 개인 고객을 상대로 20%식이나 판매되는 경우는 드물다. 은행에 자금이 말랐다는 신호이며, 현상황의 심각성을 웅변하는 것인데, 창구판매이므로 은행채도 예금이라는 식의 뉘앙스를 풍기고 있으니 어이가 없다. 
 
그리고, 미국과 비교를 했는데, 사실 미국의 예대율이 CD를 합쳐도 100%가 넘는다는 것은 내가 알고 있는 정보와 다르다. 금융연구원 자료로는 CD를 포함하지 않아도, 90% 정도인데, 분모에 CD금액 합쳤는데 100%가 넘는다는 것은 데이터 확인이 필요한듯싶다.
 
미국의 예대율 수준은 차치하고라도 중요한 것은 한국과 미국의 CD를 같이 비교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내가 확인한 바로는 미국에서는 CD에 대해서도 지급보장이 있다. 예금보험이 지급보장을 한다면 이는 예금이다. 미국도 CD를 포함하는데라는 말은 넌센스다. 그래서, 다른 나라의 사례를 들고 올때는 신중해야 한다.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하고.
 
이번 주에 국민연금이 연말까지 10조원의 은행채를 매입하기로 결정하였고, 그도 모자라서 한국은행이 은행채를 인수하는 것을 검토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은행의 시장성 수신에 의존한 방만한 대출확대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고, 무슨 금융선진화, 금융 허브, 투자은행화, 리딩뱅크 같은 수사가 난무했던 후유증이 극대화되고 있다. 이 문제는 주가 1,000, 환율 1,400인 한국 금융 위기의 핵심이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이 문제를 핵심으로 보지 않고, 단지 문제를 표면화시킨 trigger에 불과한 미국 등 해외 부동산 및 금융위기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보고, 건설사 지원, 은행채 매입 등으로 시간을 벌고 있는 동안, 해외가 괜찮아지면 해결될 것이라는 안이한 정부 인식이다.
 
은행의 자산/부채 구조조정이 문제의 핵심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외국 언론과 생산성 낮은 논쟁이나 하고 있는 한 문제해결은 요원하며, 자금부족이 더욱 심각해질 2009년에 이 나라가 어떤 위기에 직면하게 될지를 생각하면, 그리고, 한국의 약자들이 어떤 고통을 겪을 것인지를 생각하면 분노를 억제하는 것도 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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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벗1   08-10-24 08:40
외환가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한국의 금융위기의 본질이 예대율이 130% 이상인 점에 있다는 것은 막연히 인지했지만, 그 구체적 내용을 설명해 주시니 눈에 확 들어오는군요. "예금과 시장성 수신"이라는 개념은 금융에는 문외한이 저에게는 많은 도움이 됩니다.
외환가   08-10-24 09:48
Frost / 21일과 그 이후 논의되는 정책 방향으로 가다가는 대공황기의 프랑스, 97년 아시아 위기의 인도네시아 꼴이 날 가능성도 배제못합니다. 건설과 은행이 모두 사는 연착륙은 올해초 정도면 어느 정도 가능했다고 보지만, 지금은 건설을 날리고 은행은 사는 경착륙을 선택하지 않으면, 추락이 기다리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주말에 포스팅하겠습니다.
Garry   08-10-24 10:59
시장성 수신 중에서 CD는 예금담보부 채권인데 이것이 부도가 날 수 있을까요? 은행채의 지급불능은 제1금융권의 은행이 부도가 난다는 말인데  정부가 이를 방치할 수 있을까요? 제2금융권의 작은 저축은행들도 아니고, 반드시 개입하겠지요. 따라서 둘 모두 부도위험이 극히 낮은 채권들이라 봐야 할 것 같은데요.

강만수가 정부가 지급보증을 서겠다고 공식 발표도 했었고.
 
어느나라 경제나 찾아보면 문제가 있겠지요. 한국은 수출비중이 높으니까 글로벌 경기침체에 영향을 더 많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식의.

하지만 위 사안들이 서구선진국의 절반수준에 불과한 기업부채비율 및 개인부채 비율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2천 4백억 달러의 과도한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에도 불구하고, 원화가치가 심각하게 세계최고로 떨어질 만한 이유가 될 수 있을까요?

강만수를 필두로 하는 현 경제팀이 섯부른 고환율 정책으로 시장의 신뢰를 잃었고, 그 약점을 파고든 햇지펀드들이 원달러 고환율에 선물시장 등에서 거액을 배팅해 놓았고, 이들 자국 산업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동기가 파이넨셜 타임즈 오보의 주된 배경이라는 분석이 더 설득력이 있지 않겠습니까.
tonio   08-10-24 11:11
외환가님 글을 볼 수 있어 반갑습니다. "건설은 날리고 은행은 살리는 경착륙"이 어떤 것일지 궁금하군요.
말씀하신 주말 포스팅 기다려봅니다.
외환가   08-10-24 11:15
Garry / 저는 헷지펀드 음모론은 믿지 않습니다. 지금 통화에 투자하는 이른바 매크로 펀드는 자기 코가 석자이고 전면적인 마진 콜을 걱정해야 하는데, 외환보유고가 2천5백억불에 달하는 국가를 상대로 하락에 베팅한다는 것은 제가 아는 차원에서는 불가능합니다. 뭐 또라이 헤지펀드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저는 한국경제에 대한 비관론자가 아닙니다. 현재 한국의 문제는 그렇게 심각한 문제가 아닙니다. 올해초에  제대로 대응했다면 2001년의 침체 정도에 그쳤겠고, 지금이라도 방향을 잘 잡으면, 2003년 신용카드 위기 정도의 고통에서 멈출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증적인 정책만 내놓다가는 저 많은 외환보유고가 위안이 될 수 없습니다. 대공황기의 프랑스는 엄청난 금을 보유하여 세계공황에 무관하다는 (요즘 표현으로는 Decoupling) 자타의 평을 들었지만, 결국은 최악의 경제위기에 직면했습니다.

고환율정책이 경제를 악화시킨 최악의 정책이라는 것은 동의합니다. 단 그것은 신뢰상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경제효과를 나타냅니다. 이는 주말에... (이거 뭐 예고편이 거창해지는 듯. 이러다가 또 글 못쓰면 클라는데.. ^^)
Garry   08-10-24 11:23
21세기 경제학 연구소의 최용식 소장은 외국투자자들이 이미 한국에서 2백억불~3백억불을 벌어 국부유출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 메커니즘이 어찌되는지는 설명이 안되어 있어서 잘 모르겠군요. 외환가님은 아시니요?
외환가   08-10-24 11:30
Garry / 최용식 소장이 왜 뜬금없이 음모론을 제시하는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헤지펀드들의 투자 포지션은 제대로 통계수치화된 것이 없는데(극비사항이죠. 그런것을 밝혔다가는 역으로 공격당합니다.), 통계지표에 의존하시는 분이 어디서 이런 말을 듣고 계신지 모르겠군요. 설령 조지 쏘로스에게 들었다고 해도 그 말이 진실일 가능성은 반반입니다.

투기조짐을 짐작할 수 있는 외환거래량 증가는 3월부터인데, 그 중심에는 외국인이 있지 않고, 국내 투신사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외환 거래량이 대폭 감소한 상태죠. 해외 환투기 세력론은 찬성할 수 없습니다.

현재 상황이 위기가 아니다 라는 말을 경제전문가로서 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좀 무리한 논리를 전개하는 것은 아닌지...

제가 최근 오랫동안 경제 관련 포스팅을 하지 않은 것도, 위기 조짐이 보이는데, 위기를 말하는 것은 위기를 더 부추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이죠. 전문가도 아니지만.
갈매기   08-10-24 12:04
수출기업 해외펀드의 선물헷지에 대응하기 위해서 예대율이 높은 것이라고 들었습니다만...
외환가   08-10-24 12:47
갈매기/ 맞습니다. 그러나, 선물환을 위해서 했다고 아무 문제없는게 아닙니다. 오히려 문제가 더 심각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 오늘여기님이 올린 글을 참조하시면 이해에 도움이 되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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