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이나 보험과 같이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우리는 의사결정의
기준으로 의사결정에 대한 기대값(기대이익 혹은 손실)을 삼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기대값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의사결정의
척도가 늘 될 수 있을까요?
혁명 전 제정러시아 시대 때 러시아에는 상페테스부르크라는 도시가 있
었습니다.(혁명 후 레닌그라드로 바뀌다가 소련붕괴후 다시 본래 이름을
되찾음) 이 도시는 미국으로 치면 라스베가스 같은 곳으로서 온갖 도박이
성행했던 곳입니다. 이 도시의 한 카지노에서 다음과 같은 게임 제안됐습
니다.
'동전을 던지는데 앞면이 나오면 던지기를 계속하고 뒷면이 나오면 던지
기를 멈춘다. 뒷면이 나와서 던지기를 멈출 때 그 전에 앞면이 나왔던 횟
수를 n이라 한다면 2^(n+1)원을 상금으로 주겠다'
여기서 이 게임의 기대값을 계산해보면,
(첫번째 뒷면나올 확률 x 첫번째 뒷면나와서 받는 상금) +
(두번째 뒷면나올 확률 x 두번째 뒷면나와서 받는 상금) +
(세번째 뒷면나올 확률 x 세번째 뒷면나와서 받는 상금) +
:
:
:
=((1/2) x (2^1)) + ((1/2)x(1/2) x (2^2)) + ((1/2)x(1/2)x(1/2) x (2^3)) + ...........
=1 + 1 + 1 + ......... = 무한대
입니다. 만약 기대값이 의사결정의 척도라면 기대값이 무한대이기에 사
람들은 억만금을 걸고서라도 이 게임에 참여하려 할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이 게임에 돈을 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합니다. 기대값이
무한대임에도 사람들이 게임에 참여하지 않는 이 현상을 두고 후세의
경제학자들은 '상페테스부르크의 역설'이라 불렀습니다. 이 역설을 통
해 기대값이 불확실 하의 만능의 해결 척도는 아니라는 점을 경제학자
들은 깨닫게 된 것입니다.
사족: 상페테스부르크의 역설을 영어로 하면 'St. Petersburg's paradox'
입니다. 그런데 일부 국내 경제학자들이 이 용어를 그대로 직역하여 '성
피터스버그의 역설'이라 명명한 경제학 교재들이 있을 겁니다. 그런 성의
없는 번역 때문에 카톨릭 성자가 이 역설을 발견했다거나 도박판을 열었
다는 어처구니 없는 오해를 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