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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워치> 130호 (PDF 전문)
  곽노현 교육감 징역 1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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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riter : 늘항상     Date : 12-04-19 13:29     Hit : 4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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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분석] 서울고법, 곽노현 교육감 징역 1년 왜?

금전지급 합의에 따라 준 건 아니나 후보 사퇴에 대한 ‘대가성’ 인정

2012년 04월 18일 (수) 00:05:25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에서 무단으로 퍼옴,

서울고법 제2형사부(재판장 김동오 부장판사)는 17일 서울시교육감 선거 당시 진보진영 후보단일화로 사퇴한 박명기 후보에게 선거가 끝난 9개월 뒤 2억 원을 건네 후보자 매수 혐의(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 대해 벌금 3000만 원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물론 구속에 따른 교육감직 수행의 차질과 상고심에서의 방어권 보장을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지만, 항소심에서 무죄를 기대했던 곽고현 교육감 측으로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재판부가 벌금형을 깨고 왜 실형을 선고했는지 그 판단 내용을 면밀히 들여다봤다.

무엇보다 검사는 2억 원의 대가관계와 관련해 “곽노현은 2010년 5월19일자 (진보진영 후보단일화에 따른 사퇴에 대한) 금전 지급 합의를 그 무렵부터 인식하고 있었고, 그 합의에 대한 이행으로 박명기에게 2억 원을 지급한 것”이라는 것이 공소장의 핵심이다.

하지만 곽노현과 박명기는 1심에서 “후보 단일화 당시 금전 지급 합의가 없었다”며 검사와 맹렬히 다퉜고, 항소심에서도 금전 지급 합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2억 원과 후보 사퇴 행위 사이에 대가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특히 곽노현 측 주장의 핵심은 “후보 사퇴 전에 금전 제공에 관한 합의가 없었더라도 대가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해 유죄로 인정한 원심 판결은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 대가관계는 박명기의 후보 사퇴행위와 그 이후에 제공된 2억 원이 급부 또는 반대급부로서의 실체를 가졌는지에 의해 결정된다”며 “이는 2억 원의 명목 여하와 상관없이 ▲사퇴한 후보자와 금품제공자의 관계 ▲사퇴한 후보자의 후보 사퇴행위로 금품제공자가 얻은 이익이 있는지 여부 ▲금품의 다과 ▲금품을 제공ㆍ수수한 시기와 경위 등 ‘객관적 요소’에 의해 정해진다”고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실제로 재판부는 곽노현이 2010년 5월 19일자 금전 지급 합의 내용을 파악하게 된 시점을 2010년 10월 중순으로 판단했다. 후보단일화 당시에는 몰랐고, 나중에서야 알게 됐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또 금전 지급 합의에 따라 돈을 건넨 것도 아니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무죄가 아닌 실형이 선고됐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결국 이 사건에서 대가성에 관한 논의의 핵심은 박명기의 후보 사퇴행위와 그 후 곽노현이 교부한 2억 원 사이의 대가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라고 정리했다.

 

사퇴한 후보자와 금품 제공자의 관계

박명기는 “곽노현 사이에 부조가 필요한 ‘특수한 관계’가 성립했기 때문에 이에 기한 부조는 자신의 후보 사퇴행위와 무관하다”고 하고, 곽노현은 “박명기 사이에 있었던 금전 지급 합의와 관련한 심각한 오해가 해소된 후 화해할 수 있었고, 박명기가 처한 경제적으로 궁박한 상황에 대한 특별한 동정심과 너그러움으로 인해 부조한 것이지, 후보 사퇴에 대한 대가로 준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박명기와 곽노현은 2010년 3월 ‘서울시 민주진보교육감 후보 범시민 추대위원회’에서 후보 경선 방식을 논의할 때 처음 만났고 그 전에는 서로 교분이 없었던 점, 박명기는 ‘곽노현이 2010년 5월 19일자 금전 지급 합의를 보고받아 알면서도 약속한 2억 원을 주지 않는다’고 오해해 교육감 집무실에 찾아가 ‘합의 사항을 이행하라’고 항의했고, 곽노현도 ‘무슨 말하는 거냐’고 대꾸하면서 서로 고함을 지르는 일까지 있었던 점, 또 박명기가 곽노현에게 ‘위선자’라며 격렬하게 비난한 점, ‘곽노현이 합의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면 그냥 있지 않겠다’며 폭로 기자회견을 말하기도 하는 점 등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위 사정을 종합하면 박명기와 곽노현의 갈등 관계는 장기간에 걸쳐 심각한 상태였고, 비록 이를 불식하려는 노력이 있기는 했지만, 구체적인 금전 액수와 관련해 완전한 합의에 이르지 못함으로써 양자 사이의 갈등 관계가 완전하게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렇듯 박명기와 곽노현 사이에 ‘대가 없는 선의의 부조’가 가능한 특수한 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후보 사퇴행위로 금품제공자가 얻은 이익 있는지 여부

박명기는 “자신의 후보 사퇴로 곽노현이 ‘후보 단일화’라는 정치적 이익을 얻었지만 2억 원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곽노현은 “그 당시 박명기를 지지한 유권자층이 보수 성향이어서 정작 진보진영의 후보였던 자신은 박명기의 후보사퇴로 얻은 정치적 이익은 미미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후보 단일화 이전의 여론조사에서 보수 성향의 이원희 후보가 지지율 7.0%로 1위를, 곽노현이 지지율 6.7%로 2위를 한 반면, 단일화 이후의 여론조사에서 곽노현이 지지율 11.8%로 1위를 차지하고 이원희 후보가 지지율 8.6%를 얻는데 불과했던 점, 곽노현은 득표율 1.1%의 근소한 차이로 이원희를 누르고 당선된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곽노현은 박명기의 후보 사퇴로 언론 보도를 통해 진보진영의 단일후보로 부각됨으로써 인지도를 높여 교육감으로 당선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박명기의 후보 사퇴로 곽노현이 향유한 정치적 이익은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금품의 다과

곽노현은 “2억 원은 큰돈이기는 하나 강경선의 신앙심을 바탕으로 한 권유에 이끌려 박명기가 처한 경제적 곤궁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어렵게 결정한 금액이고, 서울시 교육감으로서 향후 직무 수행의 계속성을 담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액수였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2억 원은 사회통념상 의례적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액수를 훨씬 상회하는 점, 곽노현은 ‘자신의 자산규모로 볼 때 2억 원은 굉장히 벅찬 금액’이라고 진술하고 있고, 실제로 2억 원 중 1억 원을 지인에게서, 5000만 원도 친척으로부터 차용하는 등 어렵게 마련했던 점 등을 들어, “2억 원은 사회통념상으로 보나, 2억 원을 마련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나, 모두 ‘의례성’을 벗어나 ‘대가성’을 인정할 만큼 큰 금액”이라고 판단했다.

 

금품을 제공ㆍ수수한 시기와 경위

박명기와 곽노현은 “후보 사퇴 후 9개월이 경과된 시점에서야 비로소 금전이 제공됐고, 이러한 금전 제공도 금전 지급 합의와 무관하게 선의의 부조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어서 대가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먼저 “비록 후보 사퇴 후 금전이 지급되기까지 9개월이나 걸렸다 하더라도, 이는 박명기와 곽노현 사이의 오해가 해소되고, 2억 원이라는 큰돈이 마련되기 위해 불가피하게 소요된 시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금품 제공ㆍ수수의 경위에 관해 재판부는 “비록 박명기와 곽노현이 금전 지급 합의의 이행으로서 2억 원을 주고받지는 않았지만, 곽노현은 후보자를 사퇴함으로써 채무초과 상태에 빠진 박명기를 도와주고 향후 자신의 교육감직을 보전하기 위해 금전을 제공했고, 박명기는 자신의 사퇴로 말미암아 곽노현이 교육감에 당선됐으니 곽노현 측에서 부채의식을 가지고 도와준다고 생각하며 2억 원을 수수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따라서 사퇴 후 최초 금전 지급 시점까지 9개월이 지났고, 금전 지급 합의의 이행으로서 2억 원을 주고받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위 돈은 여전히 박명기의 후보 사퇴행위와 대가관계에 있다”며 “그러므로 박명기와 곽노현의 주장은 이유 없다”

 

곽노현의 대가성 인식 여부

곽노현은 “2010년 5월 19일자 금전 지급 합의와 무관하게 진보진영의 도의적 책무로 박명기를 도와준 것이므로 대가성의 인식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돈을 전달한 강경선도 “박명기 후보 단일화 합의와 무관하게 진보진영의 도덕적 책무로 도와주는 것이라고 하며 돈을 준 것이지,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로 2억 원을 준 것이 아니어서 대가성이 없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곽노현은 2010년 10월 중순경 금전 지급 합의의 존재를 알게 된 후 박명기의 오해를 불식하고자 노력했던 점, 당시 박명기의 후보 사퇴가 선거에서 자신이 교육감으로 당선될 수 있었던 주요 원인 중의 하나로 인식하고 있었던 점, 2억 원은 사회적 통념상 대가 없이, 그것도 곽노현 자신이 아닌 ‘진보진영’의 도의적 책무의 이행으로써 1인이 제공하기에는 지나치게 많은 액수이고, 곽노현도 2억 원이 굉장히 벅찬 금액이었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강경선은 2010년 12월경 박명기에게 돈을 주자고 곽노현을 설득하면서 박명기가 요구하는 금액이 비록 큰돈이지만 ‘선거 빚’이라는 맥락을 감안하자고 말했던 점 등을 고려해 보면, 비록 2억 원이 금전 지급 합의와 무관하다고 하더라도, 곽노현은 박명기의 후보 사퇴행위에 대한 대가로서 지급한다는 사정을 충분히 인식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벌금 3000만 원에서 징역 1년

양형과 관련,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후보자가 사퇴하는 경우에도 그 사퇴가 명목 여하를 막론하고 사후적으로도 금품과 결부돼서는 안 됨을 선언하고 있는 공직선거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라며 “이는 후보 사퇴를 매개로 금전이 제공ㆍ수수됨으로써 후보자들 사이의 공정한 경쟁과 이를 통한 올바른 선거문화 정착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유권자의 자유로운 선거권 행사를 방해하고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해할 우려가 큰 범죄”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서울시교육감 직은 우리나라 교육의 중심지인 수도 서울에서 숭고한 교육의 이념을 현실화할 뿐만 아니라, 약 7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교육 예산을 집행하고 5만 5000여 교원의 인사권을 행사하는 실로 중요한 자리로, 국가의 백년지대계를 담당하는 교육감을 뽑는 선거에 금품이나 부정이 개입돼서는 절대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물론 피고인 곽노현에게 금전 지급 합의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곽노현은 계속된 박명기의 금전 지급 요구에 응하지 않았던 점, 또 박명기를 도와주자는 강경선의 설득과 후보를 사퇴함으로써 선거비용도 보전 받지 못해 빚에 허덕이는 박명기의 딱한 사정을 고려해 돈을 지급하는 등 행위의 동기에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 그동안 대학교수ㆍ사회운동가로서 성실하게 생활해 온 점 등은 유리한 양형 조건”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숭고한 교육의 목적을 실현하고자 하는 교육감을 선출하는 선거에서 후보자를 사후적으로 매수하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인 점, 곽노현은 오랫동안 대학에서 법학을 가르쳐온 학자로서 평균인보다 월등한 법률지식과 치밀한 위법성 판단 능력을 갖추고 있었음에도, 박명기가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로 금품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정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측근의 만류에도 돈을 건넸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곽노현이 박명기에게 지급한 2억 원은 역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비추어 볼 때 실로 ‘거액’에 해당하는 점, 돈을 지급한 이유가 향후 법률적 정치적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후 불안요소를 제거하고 자신의 교육감직을 보전하기 위함이었던 점, 교육 현장에서 벌어지는 비리에 대해 교육의 염결성을 강조하며 이를 막아야 할 교육감이 오히려 자신의 안위를 위해 2억 원이나 되는 큰돈을 후보직 사퇴의 대가를 요구하는 자에게 지급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량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1심 “돈을 주게 된 경위와 동기에 참작할 부분 있다”

한편, 돈을 지급한 이유와 관련, 1심인 서울중앙지법 제27형사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 는 박명기를 만나고 온 강경선이 “박명기가 선거비용 지출로 인한 채무 때문에 카드 돌려막기를 하는 등 극도의 경제적 곤궁 상태에 있다. 만약 박명기가 유서를 써놓고 자살을 하면 교육감직 수행에 지장이 생기므로 금전을 지급해 박명기를 도와야 한다”는 등의 말로 설득해 당초 금전지급 요구를 거부하던 곽노현 교육감이 돈을 주기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돈을 건넨 경위와 동기에 참작할 부분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항소심 판결에서 대가성을 인정하는 판단 요소는 1심과 같다. 다만 양형요소와 관련해 항소심 재판부가 이같이 바라보는 판단기준이 1심과 달라 벌금형에서 징역 1년이 선고된 것이다.

 

판결문을 구해서 보고싶지만.......

겨우 얻은게 이 정도입니다.

일화공자님 코멘트 부탁합니다.

배우는 게 많습니다.

 

위 사진은 일베 뉴희열 꺼 무단 복사 

http://www.ilbe.com/64323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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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화공자   12-04-19 14:38
지명까지 하시니 부담스러운데, 사실 저는 특별법의 법리에 대해서는 그다지 아는 것이 없어 덧붙일 말이 별로 없습니다. 일단 선거 후에 이루어진 일이므로 대가성이 없다는 주장은 두 가지 이유에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낮다고 보이는데, 첫번째는 곽노현 측이 주장하는 사실관계로도 곽후보 측근과 강후보 사이에 합의는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이상, 후보 본인만 몰랐다고 주장하는 경우 면책된다면 향후 유사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이 너무 높다는 것이고, 두번째로 사퇴의 대가로 준 것인지 여부에서 선거 후에 합의가 되었다는 것은 대가성을 판단하는 한 요소일 뿐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므로, 이번 사건처럼 당사자들 사이의 관계, 금전의 액수, 조달경위 등을 판단하여 종합적으로 대가성을 판단하는 것이지 사후수수면 무조건 대가성이 없다고 판단해야 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무리한 주장이라고 보이기 때문입니다.
양형에 대해서는 법관에게 고유한(거의 무제한에 가까운) 판단재량이 있기 때문에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경제적 곤궁을 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2억 원'을 무리하게 조달하여 준 이상 2심이 너무 무겁다고 판단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따라서 위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집힐 가능성도 거의 없어 보이는데, 곽교육감 측에서야 확정을 늦추기 위해서라도 당연히 상고를 할테니 곧 결과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확정전에는 판결문을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고, 하급심판결은 구하기도 쉽지 않으니 구하지 못하신 것은 당연한 것이고, 확정된 뒤에도 운좋게 대법원 사이트에 공개되지 않는 이상 직접 구하시기는 어려울 겁니다. (물론 석궁교수처럼 자기가 직접 공개하는 것은 자유입니다.)
늘항상   12-04-19 15:32
일화공자/
감사합니다.
제가 배운 것은 법이란게, 아니 그 법을 다루는 사람들은 참 이성적이구나 - 머 요런걸 배웁니다.
저는 다분히 감성적인 사람이라.

전에 PD수첩 명예훼손 1차 공판 판결문을 어찌어찌 구해 읽어 본 적도 있구요.
저도 부당해고 소송에 당사자로 - 이건 지노위에서 - 혼자 근기법등을 연구하며 싸웠던지라.....
어렵지만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다 참 재미있다 뭐 이런 생각이었습니다.

제 안구를 정화할 관련서적 존거 있슴 추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꾸우벅.
일화공자   12-04-19 15:52
개인적으로 힘든 일도 있으셨는데, 법전공자들을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고 이해해주시니 제가 다 감사합니다. 보통은 유전무죄, 무전유죄 내지 돈으로 안되는게 없는 동네라고 이해하시는 듯 하니 말입니다.
저야 전공서적을 읽고 공부한 것이다 보니 비전공자분들께 추천할만한 서적이 뭐가 있을지는 잘 모르겠네요. 그렇다고 전공서적을 추천해드리기도 뭐한 것이, 우리나라 법학 전공서적은 그냥 외국어로 쓰여졌다고 할 수 있는 수준이고 게다가 변변한 사전도 없습니다. 들리는 말로는 옛날 방통대 교재나 요즘 로스쿨 교재가 그나마 읽을만 하게 쓰여진 전공서적이라고 하던데, 제가 직접 읽어본 것이 아니라 확신은 안드네요. 개인적으로 법률가가 소셜 엔지니어(사회적 공돌이?)로 칭해지는 것처럼, 비전공자가 보기에 법학의 블랙박스 수준도 공학에 필적한다고 생각합니다(참고로 저는 죽는 그날까지 컴퓨터의 공학적 원리를 이해하게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컴퓨터를 분해, 조립하거나 좋은 부품을 사는 법을 다룬 책과 마찬가지로, 법학을 쉽게 이해하기 좋게 쓰여진 책도 찾기 어려운 듯 합니다.
늘항상   12-04-19 16:20
감사합니다.
써놓고 후회했습니다.
법학을 전공하고 그 판례를 공부해야 그 조문 하나 하나의 의미를 알고 적용하는 데.....
의학도 환자 증례보고(case report)가 모여야 논문이 하나 나오고, 그 논문들이 많이 모이면 학설이 되어 교과서에 실리는 데....
의학의 블랙박스 수준도 꽤 난해합니다.

좀 쉽게 알아보려고 흑흑.
최근의 관심사에 관한 책읽기가 끝나면 방통대나 로스쿨 교재를 구해 읽어나 볼까요.
취미수준으로(법전공자에 대한 모독인지 모르지만)  법 그 안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 그 내적 논리는 어떤지?, 솔로몬의 지혜를 배울 수는 없는지? 등 이런 저런 관심으로  읽어보고 싶긴 합니다.
근데 엄청 많네요.
일화공자   12-04-19 16:37
제가 듣기로는 의학도 공학에 가까우니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조금 더 푸념을 하자면 그나마 의학이나 공학은 눈에 보이는 몸이나 기계가 있어서 자세한 기전은 이해가 힘들어도 거칠게 이해하는 것까지는 노력하면 그럭저럭 따라갈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스피린이 왜 그런 작용을 하는지는 몰라도 내출혈환자가 통증을 호소한다고 진통제로 아스피린을 먹여서는 안된다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법학은 순전히 말로만 떠드는 것이다 보니 직접적인 경험을 얻기가 대단히 어려워, 더 추상적으로 느껴집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말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니기도 하고요.
그리고 취미수준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할 일이지 모독은 전혀 아닙니다. 참고가 되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법은 상식에 기초해서 쓰여졌으나, 우리나라 법은 우리의 상식이 아니라 외국의 상식에 기초해서 쓰여졌고, 게다가 한 나라의 상식에만 기초한 것도 아니라는 겁니다. 따라서 단일법률 안에서도 일응 상충되거나 모순되는 것으로 보이는 규정이 제법 있고, 이것이 후진국의 한계가 아닐까 합니다. 따라서 법원에서는 보통 우리의 상식이 아니라 법이 구현하고자 하는 상식에 따르고자 하나, 구체적인 사건에서는 우리의 상식에 맞추기 위해서 때로는 법문을 왜곡하는 것에 가까운 판단을 내리기도 하는데, 이러한 태생적인 한계를 고려하셔야 합니다. (이번 사건의 경우 선거법은 그나마 많이 손질을 보아 우리 상식에 상당히 가까워진 법이라 오히려 판결이 엇갈릴 가능성이 낮아 보입니다만, 경험하셨다는 노동법의 경우 제가 공부한 일은 없으나 듣기로는 그런 측면이 심한 법이라고 하더군요)
법률과목은 많지만 흔히 기본 3법이라고 해서, 헌법, 민법, 형법을 기본법으로 꼽습니다. 이중 헌법은 기본법인 것은 맞으나, 다른 법의 이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아 좀 그렇습니다만, 헌정사나 구미의 역사와 함께 이해하시면 제가 말씀드린 부분을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많이 됩니다. 민법은 사실 모든 법의 기본법으로 원래 서구문명에서 법은 민법을 의미하는 것이었죠.양창수 대법관의 '민법입문'(제목이 다소 불확실합니다)이 가장 잘 쓰여진 입문서입니다. 그래봐야 전공서적임에는 변함이 없어 지인들의 말로는 그 입문서를 이해하기 위해서 따로 공부를 해야되는데 뭐가 입문서냐고 하더군요. 형법은 그 체계가 민법과 전혀 달라 별도로 이해해야 하는데, 비교적 앞부분에 나오는 행위론과 관련된 역사적인 학설대립(그 중에서도 벨첼의 목적적 행위론이 제일 중요하죠, 속칭 벨첼 혁명이라고도 합니다)을 이해하시면 거의 전부를 이해하신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성요건, 위법성, 책임의 단계적 논리구조를 어떻게 통합적으로 정리하느냐에 대한 논의와 직결되거든요. (물론 개별범죄별로 각자의 법리와 역사가 있지만, 이건 해도해도 끝이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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